6개월분 임대료도 일부만 공탁 “연말까지 500억 보유 증명해야”
인천 중구 남항 일대에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하는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이 민간사업자의 자금난으로 무산 기로에 서있다.
박희석 인천항만공사(IPA) 물류기획팀 부장은 20일 중구 연안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간담회에서 “민간사업자인 카마존㈜이 연말까지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사업을 무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주민들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을 추진하느냐, 멈추느냐 하는 기로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카마존은 지난 9월15일까지 6개월분 임대료 22억여원을 냈어야 했지만, 일부만 공탁을 했을 뿐 아직도 미납인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카마존은 총 사업비 2천480억원 중 20%인 49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오는 12월31일까지 증명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카마존은 연말까지 마련해야 할 496억원의 자기자본 중 50억여원만 확보했다.
이에 따라 IPA는 연말까지 카마존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 한 뒤, 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박 부장은 “만약 사업이 실패한다면 물류창고 같은 항만 기능에 맞는 시설을 찾는 등 전반적인 사업 재편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은 중구 항동7가 82의7 남항 역무선 항만배후부지 일대 총 39만1천155㎡(약 12만평)에 친환경·최첨단의 선진 중고자동차 수출 클러스터를 1~2단계로 나눠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천시와 IPA는 송도유원지 일대 중고차 매매단지를 남항으로 옮겨 중고차 수출산업의 선진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마존 관계자는 “임대료 분납조항에 따라 지난 9월 분납금을 공탁했고, 최근 인천해수청에 자금투자계획과 재원조달계획 등 사업비조달계획 관련 서류 일체를 제출했다”고 답했다. 이어 “자기자본 증자 일정은 IPA와 다소 이견이 있는 상태로, 우리는 증자 시점을 내년까지 연장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IPA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건설 경기나 금융상황이 좋지 않아 어려운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사업비조달계획을 성공적으로 수립했다”며 “올해 말까지 실시계획승인을 마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에 따른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이 같은 사업 추진의 불투명에 따라 내년에 재논의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현재 남항우회도로 조기건설 및 4차선 확대, 내항 5문 개방, 사업 수익의 주민 환원, 협의체 운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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