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검은 점으로 직조된 부드러운 색이라
내 영혼은 밤을 다스리는 권력을 지향한다.
갯벌의 염생식물 자줏빛 향연의 칠면초처럼
밤은 피곤과 스트레스를 부드럽게 풀어준다.
아침에 눈을 떠서 점하나 찍으며 시작하는
일상이 일상을 부드러움이 부드러움 만들고
밤이 부드러워 술 마시는 분위기의 사람은
형이상학적인 과녁을 맞추는 양궁선수처럼
사랑이란 가벼워서 무게가 나가지 않지만
부드러운 밤은 발언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밤은 부드러워 얼굴에서 돌출된 입술에 댄
술이 발언권 행사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김어진 시인
2017년 계간
‘리토피아’로 등단.
아라작품상
리토피아문학상 수상.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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