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밥 나눔 봉사를 이끌고 있는 대덕스님

고양시불교사암연합회 회장이자 천수천안 자원봉사단 이사장인 대덕스님. 신진욱기자
고양시불교사암연합회 회장이자 천수천안 자원봉사단 이사장인 대덕스님. 신진욱기자

 

“봉사하는 데 종교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천 개의 손과 눈으로 중생의 어려움을 살피고 돕겠다는 의미라는 ‘천수천안 자비나눔의 집’. 이곳을 설립하고 8년째 밥 나눔 봉사를 이끌고 있는 대덕 스님은 종교가 달라도 한마음으로 봉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덕양구 화정동의 광명사 주지인 스님은 고양시불교사암연합회장과 천수천안 자원봉사단 이사장을 맡아 봉사와 문화를 화두로 삼고 있다.

 

연합회는 고양시의 사찰과 암자 44개가 등록된 단체이며 봉사단은 2002년 결성돼 지금까지 1천800명이 넘는 봉사자를 양성했다.

 

자비나눔의 집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1시20분이면 어김없이 도시락 50개를 수급자들에게 배부한다.

 

거동이 불편해 가지러 오지 못하는 7명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건 주변 성당의 봉사자들이다.

 

도시락은 종교도 나이도 제각각인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5명씩 팀을 짜 준비한다. 10일 오전 10시께 봉사자들은 밥을 짓고 네 가지 반찬을 만들어 도시락을 싸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날은 2명이 더 나와 열무김치까지 담갔다.

 

스님은 “원래 무료급식소로 출발했는데 코로나19로 급식이 금지됐을 때 중단하지 않고 도시락을 싸 드리기로 결정했다”며 “이제 다시 급식이 가능해졌지만 어르신들이 여러 번 나눠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더 선호해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락에 두 끼에 나눠 먹을 수 있을 양의 밥과 반찬을 담는 이유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노인들이 오면 건물에 장사가 안 된다는 상인들의 불만이 많아 처음 급식소를 시작한 곳에서 쫓겨났다. 임대를 주겠다는 곳이 없어 대출까지 받아 지금의 장소를 마련해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일 고양특례시 덕양구 고양동에서 열린 자비의 연탄 나누기 봉사에서 대덕스님(오른쪽 두 번째)과 이동환 고양시장 등 참가자들이 연탄을 나르고 있다. 고양시불교사암연합회 제공
지난 10일 고양특례시 덕양구 고양동에서 열린 자비의 연탄 나누기 봉사에서 대덕스님(오른쪽 두 번째)과 이동환 고양시장 등 참가자들이 연탄을 나르고 있다. 고양시불교사암연합회 제공

 

연합회는 도시락 밥 나눔 봉사뿐 아니라 자비의 연탄 나누기 봉사도 12년째 계속하고 있다. 올해도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30여가구에 연탄 1만장을 전달했다. 최근에는 연합회 주지 스님들과 봉사단원들이 고양동의 한 가구에 연탄 300장을 직접 배달했고 이동환 고양특례시장도 함께했다.

 

지난해에는 낡고 얇은 이불로 겨울을 나는 홀몸노인들이 고양시에 많다는 말을 듣고 겨울 이불 200채를 마련해 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스님은 “매달 빠듯한 살림살이지만 노인들에게는 단백질이 꼭 필요하니 고기와 생선 반찬을 빠뜨리지 않는다. 200여명이 월 1만원씩 보내주는 기부금이 큰 힘이 된다”며 “따뜻한 마음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저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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