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야당의 악수, 야유…이건 좀 아니지 않나"

“야당이 존중만 해준다면 국회 10번이라도 가고 싶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특검법을 남발하고 동행명령권 남발하는데 국회를 오지 말라는 이야기 아니냐”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저는 국회 굉장히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고 내년에는 꼭 가고 싶다”며 “다만 시정연설을 취임 첫 해에 갔는데 국회에 더 많은 의석을 구성하는 정당에서 피켓 시위하면서 본회의장 안 들어와서 반쪽도 안 되는 의원들 앞에서 이거는 좀 아니지 않느냐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 들어오니까 오래서 갔더니 다 돌아앉아 있고 악수도 거부하고 야유도 하고 그만두지 왜 왔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며 “대통령이 국회 가는 것은 의무도 아니고 아무리 정치권에서 싸워도 그날 하루만은 기본 프로토콜 국민에게 보여주자는 것인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도 특검에,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 탄핵소추 등 미국에 탄핵당한 대통령 없다”며 “그래서 안 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시정연설에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에게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만 넣어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도 가려고 준비했다가 대독은 아니지만 제가 준비한 내용을 총리가 말했는데 윤석열 오라 그래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 이렇게 하면서 국회에 오라는 것은 대통령 망신 줘야겠다는 것”이라며 “정치를 살리자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죽이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도착해서 나갈 때까지만이라도 밉지만 시정연설에서 야당 존중하는 이야기 할 것”이라며 “야당도 정치적으로 제가 밉고 퇴진 운동을 했더라도 그 시간만은 지켜준다면 10번이라도 가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정연설을 대신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설득력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무책임만 있는 ‘불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했다. 본격적인 국회 예산 심의가 시작된 것”이라며 “대내외적인 위기 요인과 민생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설명하고, 설득력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화 이후 개원식과 시정연설을 불참하면서 노골적으로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대통령은 없었다”며 “한마디로 오만과 불통, 무책임만 있는 ‘불통령’이다. 민주공화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 장님 무사는 이제 그 칼을 내려놔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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