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담벼락
장성유
가방 메고
도서관 가는 길
바람이
쏴아
담벼락에 붙어
빨갛게 물든,
담쟁이 이파리들.
“내 손 잡아 줘.”
“내 손 잡아 줘.”
따스함이 필요한 계절
가을은 두 얼굴을 가진 계절이다. 하나는 풍요로움의 계절인가 하면 또 하나는 쓸쓸함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 동시는 후자의 얼굴을 보여준다. 담벼락에 붙어 있는 쓸쓸한 담쟁이 이파리들을 노래하고 있다. 점차 차가워지는 세찬 바람에 담벼락에서 떨어질까 걱정을 하는 이파리들. 차디찬 땅바닥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한다. 어찌 이파리들뿐이랴. 우리 주변에도 이파리 같은 이들이 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이들. 의지할 곳 없는 어린이와 노인들. 오 헨리의 소설 ‘마지막 잎새’가 생각난다. 폐렴을 앓는 존시란 여인은 창 너머 담벼락의 잎들이 모두 지고 나면 자신의 생명도 끝날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 존시를 위해 이웃의 무명 화가 베어만은 혼신의 힘을 다해 담벼락에다 잎새를 그린다. 그 어떤 세찬 바람으로도 떨어뜨리지 않을 잎새를!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본 그 이야기는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온전히 남아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내 손 잡아 줘.” 오늘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주위를 살펴보자. 삶의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이파리들이 있나 없나 둘러보자. 있다면 손을 내밀어 잡아 주자. 따뜻한 손 하나면 된다. 자, 어서!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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