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라인 불법 도박 근절 위한 특별법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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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유동수 화백

 

온라인 불법 도박이 청소년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 깊숙이 번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SNS를 통해 코미디언 이진호가 방탄소년단(BTS) 지민을 비롯해 이수근 등 주변 지인들은 물론이고 대부업체로부터 거액의 돈을 빌려 온라인 불법 도박을 했다고 고백했으며 피해액은 23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화성시 장안면 출신인 이진호는 2020년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온라인 불법 도박에 연루된 사건이 자주 보도되고 있을 정도로 온라인 불법 도박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진호는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 수순에 들어갔으며 화성시는 지난해 3월 임기 2년으로 위촉한 “이진호 홍보대사를 해촉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불법 도박에 대한 신고는 지난 4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즉, 지난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온라인 도박 신고는 총 3만9천82건에 달했다. 이는 2019년 신고 건수인 1만3천64건에 비해 약 2.99배 증가한 수치다.

 

2022년 기준 전체 불법 도박 규모는 약 102조원에 이른다. 유형으로는 온라인 도박이 36.51%로 가장 많으며 금액으로는 37조원을 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감시 예산 및 인력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9년 18억700만원에서 지난해 10억5천200만원으로 약 41.7% 대폭 삭감됐다가 올해 14억2천600만원으로 다시 35.5% 증액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이런 정도의 예산으로는 폭증하고 있는 온라인 불법 도박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법무부를 비롯해 9개 부처가 참여해 출범한 ‘온라인 불법 도박 근절 범정부 대응팀’이 주축이 돼 특별법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도됐지만 아직까지 입법이 되지 않은 상태로 온라인 불법 도박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현재는 불법 도박에 이용된 계좌 등을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단속에 한계가 있다. 특별법을 조속히 마련해 도박 사이트 신설에 사용된 운영자들의 계좌를 차단함은 물론이고 도박 범죄 개설 등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중지시켜야 한다.

 

최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는 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 등을 감안해 관련 예산 증액과 더불어 처벌 규정을 강화함과 동시에 정부와 국회는 온라인 불법 도박을 근절할 특별법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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