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기조 속에 올해 4분기 소매시장 역시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소매업계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올해 2분기 회복 기미를 보였다가 다시 2분기 연속 하락하며 주춤했기 때문이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전국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0’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먼저 업태별로는 오프라인유통이 모든 업태에서 기대감이 하락한 반면, 온라인쇼핑만 기대감이 소폭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편의점(88→74)은 전분기 대비 14포인트 하락하며 경기 기대감을 크게 낮췄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비수기라는 점이 체감경기 하락의 큰 요인으로 지목됐고, 치열해진 편의점 점포간 경쟁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형마트(90)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구매심리 자극을 위한 초저가, 제철식품 할인 등 다양한 행사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쇼핑이 강세를 보이면서 매출이 약화하고 있다는 풀이다.
또 백화점이 ‘91’을 기록하며 기준치를 하회했고, 슈퍼마켓(85→81)도 전분기 대비 기대감을 낮췄다.
반면, 온라인쇼핑(69→76)은 전망치가 소폭 상승했다. 4분기 의류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가운데, 중국 온라인플랫폼의 초저가 공세가 제품 품질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늘면서 주춤해지고 있고, 여기에 온라인 유통시장의 정산 지연사태가 해결책을 모색하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 온라인 유통시장의 정산 지연사태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있다.
유통업체 대다수(60.6%)는 티메프 사태가 유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었으며, 주된 이유(중복 응답)로 ▲소비자 피해 확대(38.3%) ▲온라인쇼핑 신뢰 하락(38.0%) ▲판매자 도산(30.4%) 등을 들었다.
아울러, 티메프의 경쟁력 상실에 따른 티메프 이용자들의 이동 예상 채널로는 네이버, 쿠팡 등 국내 대형 온라인플랫폼이 71.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국 온라인플랫폼(11.0%), 국내 다른 오픈마켓(7.8%), 오프라인 유통(3.2%), 티메프 계속 이용(0.2%) 등 순이었다.
소매유통업체들은 주요 현안 및 애로사항으로 소비심리 회복지연(33.4%)을 첫손에 꼽았다. 다음으로 비용 부담(17.8%), 시장경쟁 심화(14.0%) 등이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물가상승률이 최근 들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생활물가가 높은 탓에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며 “코리아세일페스타 등과 같은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자극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대한상의 이번 조사는 지난달 2일부터 13일까지 서울 및 6대 광역시 소재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온라인쇼핑 등 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모바일 및 전화 조사 형태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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