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서다. 자신의 SNS에 공개적으로 비판 의견을 개진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는 ‘마이동풍’인가. 대통령 인사가 갈수록 가관”이라고 했다. “총선 민심에도 국정 기조는 변한 것이 없고, 한술 더 떠 극단으로 가고 있다”며 “분열을 부추기는 정권의 말로는 자명하다. 그 끝은 국민의 저항이다”라고까지 했다. 표현 하나하나에서 작심 의지가 읽힌다.
김문수 후보자는 경기지사 출신이다. 민선 4기(2006년)와 민선 5기(2014년)다. 민선 경기도지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임했다. 그런 만큼 경기도민의 기억이 적지 않다. 김동연 지사는 민선 8기다. 결국 현직 도지사가 전직 도지사를 비판한 논평을 낸 셈이다. 정치판에서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는 하다. 바로 전임자와의 맞댐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세계다. 그럼에도 이번 논쟁을 보는 도민의 심경은 복잡하다.
김동연 지사의 최근 행보는 대권 방향이다. 정치적 발언도 에두르지 않고 주장하는 편이다. 이번 SNS 발언도 그런 의도가 다분히 읽힌다. 김문수 후보자를 노동계는 싫어한다. 이런 노동계와 궤를 같이한다는 측면이 있다. ‘문재인 총살감 발언’ 논란이 있었다. ‘윤건영 종북 발언’ 논란도 있었다. 친문계도 김 후보자를 싫어한다. 김 지사는 친문 스탠스를 보여왔다. 김문수 비판이 연대감을 줄 수도 있다.
반면 득 될 것 없어 보이는 측면도 있다. 김 지사 본인도 인사권 행사자다.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는 ‘마이동풍’ 인사라고 표현했다. 독선적인 ‘내 사람 인사’를 비판한 것이다. 야당 국회의원에게는 편한 소재일 수 있다. 국회의원에게는 어차피 인사 업무가 없어서다. 김동연 지사는 다르다. 2년 넘게 해온 인사가 있고 판단과 비판이 남아 있다.
비판과 지적은 많다. 특정 고등학교 인맥이 불거진 바 있다. 무리한 측근 심기가 일으킨 잡음도 있었다. 경제부지사의 술자리 잡음 사퇴, 음주 비서관 채용 논란 등이 있었다. 기재부 등 중앙부처 편향 논란도 있다. 도 경험 없는 제주부지사 선택 논란도 있었다. 논란 때마다 김 지사는 대체로 밀어붙였다. 상대 정파와 언론에는 ‘독선 인사’로 정리됐다. ‘윤석열 마이동풍’ 지적에 ‘김동연 마이동풍’이 역공으로 다가올 수 있다.
앞선 6명의 경기지사 대부분이 대권 후보군이었다. 중앙 정치권을 비판하고 대립하며 몸집을 키웠다. 때론 현실 정치 이슈로, 때론 지역 자치로 싸웠다. 그런데 대통령 인사권을 분석하고 비판했던 예는 거의 없다. 경기도지사도 인사를 해야 하고, 인사 비판을 안고 가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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