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윤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부 대리
전기는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에서 모두 사용되는 유용하고 친숙한 에너지원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사고 발생을 예측하기 어려우면서도 사고 발생 시에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취급에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전기로 인한 사고 유형은 감전, 화재, 전자파 장해 등이며 그중에서도 감전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감전 사고는 6~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이는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인해 인체의 저항 값이 낮아지고 전기가 흐르기 쉬운 조건이 형성돼 근로자가 감전에 취약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가정에서 사용하는 220V의 전원에 인체가 접촉되는 경우에도 심실 세동에 의한 심장 기능의 마비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여름철에는 전기로 인한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산업 현장에서는 가정에서보다 전기 기계·기구를 많이 사용하며 보다 높은 전압의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감전사고의 발생 가능성과 발생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성이 더욱 크다. 따라서 전기 기계·기구 등을 설치·보수하거나 충전부 인근에서 작업하는 등 감전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원을 먼저 차단한 후 작업하는 정전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주요 감전 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경기지역에서만 정전작업 미준수로 인한 산업 현장의 감전 사망사고는 최근 3년간 4건이다.
지난해 6월에는 가스공급설비의 전원을 차단하지 않고 전선의 경로를 수정하던 중 근로자가 감전돼 사망했으며 2022년 7월에는 건설 현장에서 비상유도등의 전원을 차단하지 않고 전선을 연결하는 작업 중 근로자가 감전돼 사망하는 등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정전작업 절차는 작업장소의 전원을 차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도면을 확인해 전원을 공급하는 차단기를 개방하고 다른 사람이 임의로 재투입하지 못하도록 차단기에 잠금장치를 설치한다. 이후 잔류전하를 방전하고 작업 장소가 안전한지 검전기로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단락접지기구로 접지한 후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정전작업 절차를 준수하는 것은 다소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로도 확인할 수 없는 전기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전작업이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정전작업 절차를 준수해 올해에는 안타까운 감전 사망사고가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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