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의심 신고를 받고 잠복근무에 들어간 경찰의 현금 수거책 체포 과정이 생생하게 공개됐다.
15일 남양주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오후 6시께 “남편이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 같다”, “현금을 주러 남양주로 갔다”라는 내용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남양주남부경찰서 금곡파출소 김구영 경사 등은 곧바로 신고자의 남편 A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자칫 시간이 지날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김 경사 등은 신속하게 A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에 나섰다.
김 경사 등은 A씨가 금곡파출소 인근 한 은행 주차장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현장에 출동, A씨와 그의 차를 발견할 수 있었다.
확인 결과, 현역 군인인 A씨는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보이스피싱범의 말에 속아 4천100만원의 현금을 인출한 상황이었다.
김 경사 등은 A씨에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금을 받기로 한 보이스피싱범을 잡는 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김 경사는 A씨가 보이스피싱범과 통화, 의심을 사지 않고 유인할 수 있도록 안내한 뒤 잠복에 들어갔고 자신이 근무하는 금곡파출서에 연락,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사복을 입고 지원 나온 경찰들과 함께 A씨를 지켜보던 김 경사 등은 현금수거책의 연락을 받은 A씨가 자신의 차를 타고 이동하자 뒤따라갔다.
약 1㎞를 쫓아간 경찰들은 A씨가 편의점 주변에 차를 세우자, 다시 잠복에 들어갔고 얼마 안 돼 보이스피싱 수거책 B씨(70대)가 나타나 A씨를 접촉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A씨도 기지를 발휘해 B씨에게 말을 걸며 주위를 끌었고 그 사이 뒤에서 다가온 경찰들은 B씨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체포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30여 분 가량이었다.
이렇게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체포가 성공했고 소중한 돈을 잃을 뻔헀던 A씨는 김 경사 등에게 정중히 감사를 전했다.
김 경사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었고 피해가 없어 다행이었던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보이스피싱을 등 각종 범죄로부터 시민 안전을 지키겠다”고 전했다.
이런 과정은 경찰청에서 15일 오후 유튜브에 올린 ‘보이스피싱 수거책 급습! 일촉즉발 합동 검거작전’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생생하게 소개됐다.
해당 영상 댓글에는 ‘경찰분들 고생하셨습니다’,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등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영상 제공 l 경찰청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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