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젊은층 중소기업 기피, 안 가는 이유 많다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취업자 연령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있어서다. 중소기업 취업자 중 청년층은 3명 가운데 1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 중 39세 이하 청년층은 781만7천명으로 전체의 30.9%에 그쳤다. 이 중 29세 이하가 13.5%, 30대는 17.4%로 집계됐다. 반면 60세 이상 비중은 24%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23.8%), 40대(21.3%) 순으로 50대 이상이 절반을 차지했다.

 

생산현장 노쇠화는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중소기업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데, 청년들은 취업난을 호소하면서도 중소기업에 갈 마음이 없다고 한다. 대기업 취업만 준비하다 안 되면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쉰다니 뭔가 잘못됐다.

 

청년층 대부분이 대기업을 선호한다. 지난해 대기업의 39세 이하 취업자(46.6%)는 중소기업의 1.5배에 달했다. 대기업 선호 이유는 간단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2배 이상 나기 때문이다. 2022년 12월 기준 대기업 근로자 평균소득은 월 591만원(세전 기준)으로 중소기업(286만원)의 2.1배다. 임금 격차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커졌다. 20대는 대기업이 340만원으로 중소기업(215만원)의 1.6배로 나타났으나 30대 1.9배, 40대 2.2배, 50대 2.4배 등으로 점점 더 벌어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근로조건에서도 격차가 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5인 이상 사업체 5천38곳을 조사한 결과 육아휴직을 누구나 쓸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52.5%였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95.1%에 달하지만 5∼9인 사업체는 절반인 47.8%에 그쳤고 10∼29인 사업체는 50.8%였다.

 

여성의 출산 전후 휴가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다른 일·가정 양립 제도도 비슷했다. 주로 대기업과 공공기관 중심으로 활용이 잘되는 편이고, 중소기업은 어려웠다. 대기업과 임금 격차가 2배나 나고, 근로조건도 열악하니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을 살릴 근본 해법은 경쟁력 강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다양한 성공 사례를 통해 중소기업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처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하는 스토리가 자주 나오면 청년들이 중소기업으로 안 갈 이유가 없다. 유망 기업에 대한 정부의 행정·재정 지원, 일·가정 양립을 위한 노력, 근무환경 개선 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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