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1인 세대 1000만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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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섭 논설위원

‘나 혼자 산다’. MBC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로 담은 다큐 형식이다. 다양한 유형의 홀로 사는 모습을 보여줘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벌써 10년이 넘은 장수 프로다.

 

주변에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미혼·비혼 등의 싱글족, 고령화로 인한 홀몸 노인 등 나 홀로 사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1인 가구 비율은 2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증가하고 있다. 젊어서도 혼자 살고, 늙어서도 혼자 사는 시대가 됐다.

 

드디어, 전국의 1인 세대가 지난달 처음으로 1천만명을 넘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3월 기준 1인 세대는 1천2만1천413명으로 집계됐다. 비중이 전체 세대의 41.8%나 된다.

 

1인 세대 증가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로 부모와 자식으로 이뤄진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등록 인구통계상 1인 세대는 주말 부부, 기숙사 거주 등까지 포함한다. 때문에 통계청 1인 가구 통계보다 나 홀로 가구 실태를 폭넓게 반영하고 있다.

 

지난 20년 사이 1인 세대 비중은 2배 넘게 증가했다. 매년 평균 7만 세대가 늘어날 것이라 한다. 나 홀로 가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회보장 시스템 등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73%가 1인 가구다.

 

혼자 사는 청년보다는 혼자 사는 노인의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홀몸노인 비중이 느는 데다 1천300만여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세대로 진입하는 중이라니 ‘고독’과 ‘빈곤’ 문제가 걱정이다.

 

1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3천1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 평균 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소득과 자산이 적으니 주거가 불안정해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사회도 변화하고 있지만 부족한 게 많다. 기존 인구 및 복지 정책이 결혼해 자녀를 낳은 부부 위주로 설계돼 있어 1인 세대는 철저히 소외돼 있다.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주거·경제·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심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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