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구 고령화와 심폐소생술

임종만 김포소방서 화재예방과장

image

최근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사회 문제 중 하나가 저출산과 급속한 인구 고령화다. 저조한 출산율로 어린이집과 학교가 없어진 자리에 경로당이 대신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고령사회란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인 경우를 말하는데, 우리나라는 2017년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은 65세 인구가 20%가 넘어가는 초고령사회 진입 시기를 2026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령사회로의 진입은 경제활동 인구가 줄고 사회적 부담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령대별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60세 미만까지는 평균 0.02%나 60세부터 0.26%로 약 1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의료비 부담 또한 증가할 것이다.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인 4분이 넘어가면 뇌세포의 손상이 시작돼 심장박동이 재개되더라도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게 되고 10분이 넘어가면 정상적인 회복은 불가능하게 된다. 골든타임 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병원 치료 등 사회적 손실은 물론 소중한 가족을 일순간에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급성 심정지 발생 시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경우 생존율은 3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심폐소생술은 심장이 마비된 상태에서 가슴 압박을 통해 혈액을 순환시켜 뇌의 손상을 막고 심장이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이다.

 

심정지 환자를 발견한 즉시 호흡과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면 119에 신고를 하거나 주위에 신고를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환자의 가슴 압박을 시도해야 하는데 가슴뼈 아래쪽 절반 부위에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대고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며 양팔을 쭉 뻗은 상태로 체중을 실어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가슴을 압박해야 한다. 압박 깊이는 5㎝, 속도는 1분에 100~120회(1초에 2회) 속도로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실시해야 한다. 이 경우 고령자의 경우 뼈가 약해 가슴뼈가 골절되는 경우도 있는데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실시해야 한다. 일명 착한 사마리아법으로 불리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제2에 따르면 일반 시민이 선의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 이로 인해 면책되는 특권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심폐소생술을 잘 모르면 119에 신고해 현 상황을 설명하고 구급대원의 지도에 따라 압박을 실시하면 된다. 실제로 구급대원과의 영상통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회복한 사례도 꽤 있다.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활발히 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점차 늘고 있다. 초고령사회를 맞는 시점에서 우리가 액티브 시니어들을 사회적으로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적극적인 해결책을 꼽는다면 바로 전 국민이 다함께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것이다. 급박한 순간 생과 사를 가르는 단 하나의 기술, 심폐소생술은 나와 너, 우리의 안전한 시간을 위해 충분히 의미있는 배움일 것이다. 당신의 삶에 심폐소생술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잠깐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