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중국 ‘알테쉬’의 공습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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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섭 논설위원

“백만장자처럼 쇼핑하라.”

 

중국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이 내건 슬로건이다. 이들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다. 싼 인건비와 물류비를 무기로 초저가 물량 공세를 펴면서 한국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알리 앱의 한국인 사용자는 지난 2월 818만명에서 3월 887만명으로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무 이용자는 580만명에서 829만명으로 42.8% 늘었다. 지난 2022년 본격 영업을 시작한 알리는 2년 새 한국 고객이 4배 늘었고, 지난해 7월 상륙한 테무는 알리를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패션에 특화된 쉬인도 급성장하고 있다.

 

인천공항 집계 중국 직구 건수는 2022년 일평균 2만건에서 지난 1월 14만건으로 7배 뛰었다. ‘알테쉬’의 공습이 심상치 않다. 직구 면세제도를 활용한 파상공세로 한국 시장이 중국 업체들의 각축장이 됐다. 한국 업체들은 이에 대응하느라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알테쉬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앱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검색어나 광고가 쏟아진다. 신규 고객을 늘리려 현금성 쿠폰을 뿌리거나 룰렛 게임과 다단계 방식을 활용하기도 한다. 청소년은 성인 인증 절차없이 선정성·유해성 높은 이른바 ‘19금(禁)’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다. 반품, 환불 등 소비자 보호에 소홀하거나 농식품 원산지 표시 규정을 어기는 일도 많다.

 

알리, 테무에서 판매되는 귀걸이, 반지 등의 장신구에선 국내 안전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대거 검출됐다. 배송료를 포함해 600~4천원(평균 약 2천원)에 판매되는 제품들로, 기준치의 최소 10배에서 최대 700배에 달하는 카드뮴과 납이 검출됐다.

 

알테쉬의 급성장은 한국과 미국 등에서 초저가 과소비 트렌드를 만들었다. 테무의 월간 사용자가 1억6천만명에 이르면서 세계인들이 값싼 플라스틱 제품의 과소비 주범이 되고 있다.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 소비자 분쟁 대응, 원산지 표시, 청소년 유해광고 차단 등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중국 업체도 엄격한 국내 법규를 준수하도록 규정·제도를 손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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