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금요일부터 사전투표도 실시된다. 유권자가 붐비는 거리에는 각 정당과 후보자들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작한 후보자들의 선거벽보가 곳곳에 부착됐다. 유세차랑이 거리를 누비면서 후보자들은 스피커를 통해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그렇게 뜨겁지 않다. 유권자들은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는 선거운동에 대해 과연 그들이 무엇을 위해 사생결단식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식상해 있다. 그만큼 한국정치가 유권자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선거운동 과정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선거운동의 핵심 구호가 여야 모두 과거에 대한 심판에서 시작되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위해 과거 업적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과거에만 얽매여 이를 심판하는 데 주력하면서 오히려 희망의 미래를 향한 국가발전의 청사진에 대한 구체적 정책은 등한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을,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각각 민생을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선거는 일차적으로 상대방을 심판하기보다는 내가 당선되면, 또는 우리 정당이 국회에서 다수당이 되면 얼마나 국민의 삶이 좋아지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제3정당들도 마찬가지로 과거의 심판에만 집착하고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막말과 증오의 정치 언어도 유권자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상대방을 최악의 저질 용어를 구사하면서 공격하는가 하면, 구체적 증거도 없이 막말로 상대방을 무조건 비판하고 있다. 갈등을 부추기면서 편가르만 하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어떻게 국민통합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런 막말과 증오를 동원해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가 국민의 대표자로 될 수 있는지 유권자는 냉철히 심판해야 한다.
각 정당과 후보자는 이제부터라도 네거티브 선거 캠페인에 주력하지 말고 포지티브 캠페인으로 전환해 희망의 미래를 제시하는 매니페스토(Manifesto)를 발표하는 정책 경쟁하기를 유권자는 원하고 있다. 증오와 막말로 과거에만 매몰돼 미래가 실종된 국회의원선거가 되면 대한민국은 정치 선진국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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