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안 인천시청자 미디어센터장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3월20일 현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통해 공표된 선거여론조사는 901건이다. 그 가운데 최근 한 달간 공표된 선거여론조사는 428건에 이른다. 수많은 여론조사 결과 속에서 헤매지 않고 여론조사를 해석하는 능력, ‘여론조사 리터러시’는 매우 중요한 유권자의 능력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여론이 움직인다는 밴드왜건 효과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들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하는 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표본 크기와 편향, 오차범위, 질문 효과, 시간적 변동 등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표본의 크기와 편향이다. 여론조사는 특정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표본 크기와 표본이 전체 국민들 대표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표본이 충분히 크고, 다양한 집단을 포함하도록 구성됐는지가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조사결과에 특정 성향이 과표집 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언론도 과표집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오차범위를 확인해 결과의 신뢰도를 평가해야 한다. 오차범위 내에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언론도,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지하도록 보도해야 한다. 여론조사 보도에서 가장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오차범위 내에 있음에도 순위를 매기는 방식의 보도이다.
언론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보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므로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보도를 해석하는 역량 또한 높일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를 위한 질문 구성과 답변 순서가 어떻게 돼 있는지도 중요하다. 유권자들의 성향을 묻는 질문에는 진보, 중도, 보수, 모름의 순서로 사지선다형으로 답변하게 하는 질문이 있고 매우보수, 약간보수, 중도, 약간진보, 매우진보, 모름의 순서로 6지선다형으로 답변하게 하는 질문이 있다.
두 질문의 결과를 시계열로 분석해 보면 특정한 패턴이 나타난다. 첫 번째 질문과 답변방식은 진보성향과 중도성향이 더 높게 표집, 응집되고 있으며 두 번째 질문 방식은 보수성향이 더 높게 표집 및 응집되고 있다.
또 여론조사 기간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주중 낮에만 조사가 이뤄진 것인지, 주중 낮과 밤, 주말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달라진다. 주중 낮 조사는 보수적 성향이 응집될 가능성이 높고 주중 낮과 밤, 주말 조사를 포함하면 진보적 성향이 응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가 여론을 호도하지 않게 하고 여론조사 보도가 여론을 호도하지 않도록 하는 길은 유권자의 ‘여론조사 리터러시’ 역량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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