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 감소와 과밀 학교, 경기 교육의 상반된 과제다

저출생은 학교를 직격한다. 학생이 줄면서 학교가 사라진다. 신입생 0명인 학교가 속출한다. 올해만 157개 초등학교다. 전체 초등학교는 6천175개다. 2.5%에 달하는 수치다. 전북 34개, 경북 27개, 강원 25개, 전남 20개다. 도심 지역은 상대적으로 낫다. 서울, 광주, 대전, 울산, 세종은 하나도 없다. 경기도와는 무관한 문제로 여겨졌다. 그런데 사정이 달라졌다. 경기도 4개, 인천시 5개 학교가 올해 신입생 0명이다. 경기·인천에 닥친 학생 감소 위기다.

 

학생 수 감소로 문 닫는 학교도 늘었다. 본보 확인 결과 경기도에만 6개다. 용인특례시 남곡초등학교 남곡분교장과 평택시 내기초등학교 신영분교장이다. 남곡분교는 1946년 개교했다. 2018년 남곡초가 아파트 단지로 이전하면서 분교로 남았다. 주변 인구 감소로 수년째 신입생이 없었다. 2020년 폐교가 확정됐다. 올해 없어졌다. 평택 신영분교의 사정도 같다. 1960년 개교한 유서 깊은 학교다. 1995년 내기초등학교로 편입됐다. 역시 올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나머지 4개교는 신설 대체 이전이다. 도시개발사업 등에 따른 학생 수 증가와 적정한 학생 배치, 교육환경 개선 등을 위해 새로운 학교로 이전하는 경우다. 인근 지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이 직접 원인이다. 기존 지역과 학교의 인구 흡수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이 또한 지역 인구 감소 현상으로 해석된다. 주목할 것은 이런 학교 소재지가 도심권이라는 점이다. 의정부시에 고산초, 평택시에 평택중, 부천시에 복사초, 양주시에 천보초 등이다.

 

여기서 경기·인천만의 특수한 고민을 알 수 있다. 앞서 살핀 학생 감소와 반대로 과밀 학급 문제도 심각하다. 통상 한 학급당 28명 이상을 과밀 학교 경계로 본다. 2023년 기준으로 도내 1천146개교가 여기 해당한다. 전체 2천469개교의 46%다. 50%를 넘기는 시∙군도 7곳이나 된다. 오산, 하남, 시흥, 용인, 화성, 김포, 남양주 등이다. 여기서 용인특례시는 앞서 소개한 폐교 문제가 겹쳐 있다. 학생 감소와 과밀 학급이 공존하는 경기도 특성을 반영한다.

 

학교 과밀 문제는 상대적으로 많이 다뤄져 왔다. 각계가 함께하는 관련 토론회도 수시로 개최됐다. 반면, 학령인구 문제는 다르다. 경기·인천 교육에서 관심 밖에 머물러 왔다. 유입 인구 증가라는 경기·인천 여건에 묻힌 바가 크다. 인구 감소라는 거대담론에 묻힌 현실도 작용해 왔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넘겨도 될 수준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학령인구 급감을 알리는 경고가 계속되고 있다. 실현 가능한 대책부터라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어려워도 가야 할 경기교육의 투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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