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9-⑦ 망자의 신전 '미틀라'

박태수 수필가

지하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 박태수 수필가
지하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 박태수 수필가

 

미틀라의 돌 블록과 잔해를 사용해 폐허의 부지 위에 산 파블로 교회를 지었는데 당시 교회 지도자는 지하 세계 터 위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 기독교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교회 북쪽 면에는 사포텍 디자인을 통합한 흔적을 교회에 남김으로써 옛 문화가 새로운 종교에 의해 대체됐음을 상징하는 포인트다.

 

전설에는 지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가 유적지 위에 세워진 산 파블로 교회 중앙제대 아래 있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최근 고고학팀은 ‘지상 투과 레이더(GPR)’와 ‘전기 저항 단층 촬영(ERT)’ 장비를 사용해 현장을 스캔한 결과 전설에서 주장한 교회 부근 폐허의 단지 아래서 지하 미로에 대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다른 고고학 연구팀은 ‘지진 소음 단층촬영(SNT)’ 장비를 이용해 유적지 다른 위치에서 궁전의 초기 건설 터에 대한 증거도 찾았다.

 

‘미틀라’는 나후아틀어 믹틀란(Mictlan)에서 유래했고 의미는 ‘죽은 자의 장소’, 즉 지하세계를 의미한다. 16세기 에스파냐 정복자들은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 지하에서 많은 유골을 발견하고 이곳을 인간의 심장을 꺼내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제례 의식을 행한 장소로 사제들이 운영하는 종교 중심지라는 기록을 남겼다.

 

오악사카 계곡에는 기원전 900년경부터 인간이 살기 시작했고 750∼1520년 가장 번성했다. 미틀라는 에스파냐 침략 전까지는 ‘죽음이 출생 후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메소아메리카인의 믿음을 표현하는 신성한 장소였다. 미틀라의 정교한 석조건축물은 이들에게 사후 세계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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