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지속가능한 경기도 농업

소호섭 경기도농업기술원 기후환경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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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미국 국립환경예측센터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기온이 17.01도로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이는 19세기 말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었으며 그 이전 달도 세계 기록상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6월 중순 서울 등 수도권의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때이른 폭염과 불볕더위로 숨 막히는 날씨를 경험한 바 있다. 이는 자연적 기후 현상인 엘니뇨와 인간 활동에 의한 지속적인 온실가스 배출이 맞물린 것으로 앞으로도 기록이 경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5년 인류 생존의 목표와 실천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신기후체제 파리협정’이 채택되고 2019년 유엔 기후정상회의 이후 기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121개국이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했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15개 정부 부처가 참여한 범정부협의체를 구성해 전문가 간담회 등 폭넓은 토론을 거쳐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 비전’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 정책에 발맞춰 경기도는 지난 2023년 9월 탄소중립 비전 ‘스위치 더 경기(Switch the 경기)’를 발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6년까지 22%, 2030년에는 40%까지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중 스위치 더 파밍(Switch the Farming)은 농업 분야 기후위기 대책으로 친환경 농업 면적을 대폭 확대하고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 등 저탄소 유통 체계 조성을 통해 2030년까지 159만2천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업 분야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농업 분야 연구소에서는 녹비작물을 환원시켜 질소질 화학비료의 사용량을 절감하고 가축분퇴비와 완효성비료 사용을 늘릴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토양으로부터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벼 재배 시 메탄 발생량을 줄일 수 있는 기술 등 농촌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탄소 저감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계는 축산 생산에서 발생하는 분뇨를 이용해 연료와 전력을 생산하고 사료와 비료, 농약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농민이나 농업인 단체에서도 논물 얕게 대기, 볏짚 환원, 토양검정 시비, 논 타작물 재배와 농작물 부산물 태우지 않기, 에코백 사용하기, 분리배출 철저, 재생 플라스틱 제품 사용 등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토양은 생태계를 구성하고 지지하는 식생 기반이자 탄소의 주요 저장원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더욱 중요한 역할로 부각되고 있다. 생명의 근원인 흙을 잘 일구면 기후위기에 대비한 농업의 생산성 향상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한 탄소중립 비전을 함께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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