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추상적nature-세계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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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회화 30년 기념 추상적nature전이 해움미술관에서 열렸다. 그간 작업해 온 심상적 자연을 주제로 한 추상작품과 세계 스케치 여행을 떠났던 2000년부터의 스케치 작품으로 구성했다.

 

나의 첫 여행은 거칠고 열악했던 인도였다. 마살라라는 묘한 향신료가 역겨워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손이 수저였던 인도인들의 식사 모습, 지저분한 화장실,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초만원의 열차, 뿌연 매연을 뿜어 대며 거리를 누비는 오토릭샤는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인도에는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돌아서면 그리운 곳이라는 인도를 나는 무슨 중독처럼 서너 번 다시 갔다.

 

가장 아름다웠던 곳이 어디였냐는 물음에 나는 아직 대답하기 어렵다. 모든 나라의 여행지가 나름대로 아름다움과 멋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긴장됐던 시리아 여행은 레바논과 요르단 여행에 포함됐는데 생각보다 마음 깊이 저장된 듯하다. 밝고 친절한 사람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과테말라, 인도의 다람살라와 라다크, 그리스의 산토리니, 쿠바와 티베트도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나는 남미,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을 두루 여행했고 그 결과물들을 경기일보에 연재하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엊그제 같기도 하고 먼 옛날 같기도 하다. 한 10년 후의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아니, 그때까지 이 지구별에 남아 있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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