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벌 쏘임’ 응급처치가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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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오 양주소방서 재난예방과장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벌초 등 야외활동 시 ‘벌 쏘임 사고’를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매년 9월과 10월은 벌들의 월동준비, 산란기가 겹쳐 활동이 매우 왕성해지는데 산, 학교, 가정집 처마, 공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9월과 10월에 벌쏘임 사고로 인한 구급 이송 인원은 1만1천245명으로 이 가운데 심정지 환자는 43명, 부상자는 1만1천20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8월30일 60대 남자가 벌에 쏘인 후 호흡곤란과 전신 발작을 호소하며 신고했다. 환자는 산소포화도 수치가 86%까지 떨어져 산소 투여와 정맥주사 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처럼 벌 쏘임이 위험한 이유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라는 전신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발진, 가려움증, 호흡곤란, 의식장애 등이 있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하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벌에 쏘였을 경우를 대비해 신속한 응급처치 방법을 숙지하고 실천하면 치명적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첫째, 보이는 벌침은 카드나 주민등록증 등으로 긁어 빼내도록 하고 누르거나 손을 써서 빼내려 하면 안 된다.

 

둘째, 쏘인 부위는 신속하게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얼음주머니 등으로 차갑게 한다. 이는 통증 및 가려움 등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국부에 바르면 부종과 가려움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넷째, 쏘인 부위의 통증뿐 아니라 구토, 두통,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의 전신성 과민반응이 나타나는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벌초나 성묘길에는 향이 짙은 화장품 및 향수를 삼가고 밝은색 계열의 옷을 입으면 벌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

 

응급처치 방법과 행동요령을 숙지해 다가오는 명절 연휴를 벌 쏘임 사고 없이 안전하고 즐겁게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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