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너지는 교권, 위기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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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경기도교육삼락회장·전 죽전고등학교 교장

오늘날 초·중·고등학교의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번 매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개 교사들은 몇 년 동안 임용시험을 준비해 바늘구멍 같은 임용고시를 통과해야 비로소 어엿한 교사로 교단에 설 수 있다. 이렇듯 전국의 각급 학교 현장에는 우수한 교사들이 학생 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지금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들의 상황은 너무나 참혹하다.

 

전국의 교사 수만명이 몇날 며칠 뜨거운 길바닥에 눌러앉아 애절한 호소와 절규로 공교육 붕괴에 분노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학교는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곳이 됐다. 이제 교사들은 학생들의 감정 소모의 대상, 무조건적 서비스 종사자로 전락했다. 혹여 학생의 비위를 거슬러 기분이라도 나쁘게 하면 ‘아동 학대죄’로 고소·고발을 당하는 존재가 됐다. 정녕 공교육을 되살릴 방안은 없는가.

 

학교는 지금 ‘학생인권’으로 인해 지도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학교폭력 사안의 경우는 물론 정상적인 교육 지도에도 학생과 학부모가 거세게 항의하고 불복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

 

교실에는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따르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수업 시작부터 엎드려 자거나 딴짓을 하고, 잡담으로 수업을 심각하게 방해한다. 교사가 이들을 수업에 참여시키려 적극성을 보이기라도 하면 이에 불응하는 것은 물론 불손하고 무례한 행동으로 교사의 교권(인권)을 심각히 훼손시킨다. 학생이 욕설과 눈을 부라리는 것은 물론 위협이나 손찌검 등의 막가파식 행동을 한다.

 

학생이나 학부모는 교사의 최소한의 교육 지도를 부정하고 악의적 민원으로 각종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학생인권만 중시하는 몇 개 시·도의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진 후 나타나고 있다.

 

교육이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 무분별한 학부모들의 편향적 자녀 이기주의가 자녀를 잘못된 길로 이끌고 대한민국의 교육을 병들게 하고 있다. 교사들은 최소한의 ‘교육지도권(교권)’에 목말라 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왜곡된 시각으로 교사의 정당한 교육 지도를 거부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개입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사들이 학생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재정비해 안정된 교육 환경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학교에는 학교 교육을 받기 어려울 정도의 기초·기본교육이 돼 있지 않은 학습·행동·분노장애 학생들이 있다. 이들에겐 교육에 앞서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학생의 ‘사람다움’을 가르치는 교육은 계속돼야 한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 해도 학생의 사람다움을 가르치는 교육은 교사가 학생 앞에 ‘선생님’으로 섰을 때 가능하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이 학생들의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하루빨리 교사를 ‘선생님’으로 만들어 주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교사들의 자체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과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교육다운 교육,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하자. 먼저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사를 ‘선생님’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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