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빛수원] 개인 넘어 사회 문제 된 ‘정신건강’…“당신은 안녕하십니까”

생애주기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6개 수원특례시 정신건강관리센터 소개 홍보물. 수원특례시 제공

 

어제에 대한 후회와 내일에 대한 걱정이 가득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정신건강’은 어떤 상태일까. 정신건강이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가히 가져볼 법한 의문이다.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는 크게 ▲생물학적 요인 ▲사회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거론된다. 다시 말해 한 번 나빠진 정신건강을 회복하는 건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만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수원특례시가 유독 돋보이는 이유다. 시는 시민 정신건강을 돌보기 위해 정신건강센터를 촘촘하게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생애주기는 물론, 자살과 알코올 중독 등 개개인이 겪고 있는 특수한 문제까지 고려하고 있다. ‘수원특례시민 정신건강 개선책’을 살펴본다.

 

 

수원시 아동·청소년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어린이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수원시 아동·청소년정신건강복지센터

 

수원시 아동·청소년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정서와 행동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18세 이하 시민의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곳이다. ADHD 등 행동 문제와 우울증 등 정서 문제로 진단받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치료적 개입은 물론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위험군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대응하는 데 초점을 둔다. 나아가 지역사회 아동들이 정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정신 건강 활성화 사업으로 동아리 활동, 자원봉사, 네트워크 등 예방 사업도 진행한다.

 

특히 코로나 블루를 겪은 아동·청소년의 회복에도 큰 역할을 했다. 장기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또래 관계 경험이 부족한 아동·청소년에게 역할극 등 알맞은 프로그램을 연계하면서다. 지난 7월 말까지 1만1천500여명이 센터를 이용했으며 현재는 400명을 관리 중이다.

 

■ 수원시 성인정신건강복지센터

 

수원시 성인정신건강복지센터는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으로 질환이 있는 19~64세 성인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사회 참여를 증진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조기 개입을 통해 정신 건강을 도모하는 사업들을 수행 중이다.

 

특히 ACT(Assertive Community Treatment) 지역사회 기반 사례관리 사업이 성인 정신질환자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입·퇴원을 반복하는 중증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포괄적이고, 다각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대상자의 상황에 맞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지극정성테라피’는 조현병을 앓던 무연고 대상자가 17년간의 장기 입원을 마치고,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질환자를 돌보며 상처를 입은 가족 대상 교육과 비슷한 병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공감하고, 치유하는 자조 모임 등으로 정신건강 회복을 돕는다.

 

수원시 노인정신건강복지센터 사업 중 수원지역 노인과 아주대학교 학생들이 마음맺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수원시 노인정신건강복지센터

 

수원시 노인정신건강복지센터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정신 건강을 관리한다. 노인만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시가 유일하다. 노인센터는 중증 정신질환 관리와 지역 노인 자살 예방, 위기 개입,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금메달 사례관리’는 노인들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일상생활을 향상시키는 데 큰 효과를 내고 있다. 금메달 사례관리는 참여 노인이 신체운동, 영양관리, 정서관리, 대인관계 활동 영역 등 4가지 항목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개별 목표를 수립하고, 사소한 성공의 경험으로 동기를 강화해 정신건강 향상을 이뤄낸다.

 

이 밖에도 아주대학교 의과 1학년 학생들이 우울감이 있는 노인과 결연을 맺고 친밀감을 형성하는 ‘마음맺음 활동’, 노인 우울증·불안장애·수면장애·화병·치매에 대한 종합 검진을 통해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노인정신건강종합검진’, 수면위생이나 문화체험 또는 자가관리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성을 증가시키는 ‘노인정신건강종합대학’ 등의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수원시 자살예방센터에서 유가족 대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수원시 자살예방센터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살 예방에 앞장서기 위해 만들어진 수원시 자살예방센터는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먼저 생애주기별로 대상을 나눠 자살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 실직 빈곤 대상자에게 우울 척도 검사와 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따숨(따뜻한 숨결)’과 청장년층의 부정적 감정과 스트레스 대응법을 공유하는 ‘봄, 봄’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자살위험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번개탄 판매 업소를 대상으로 인식개선 교육은 물론 고위험군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경로로 자살 예방 정보를 알리는 생명 존중 문화 조성 노력도 병행한다. 특히 사별을 포함해 가족을 상실한 자살 유족들이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가지며 서로를 위로하는 자조모임을 형성해 유족들을 보듬으며 일상으로 복귀를 촉진한다.

 

수원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지역 내 학교를 찾아가 중독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수원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수원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중독 문제를 겪고 있는 대상자와 가족의 회복을 지원하는 곳이다.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해 중독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중독관리센터는 알코올과 인터넷, 도박, 마약 등의 중독 없는 건강한 수원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중독자 관리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알코올 중독의 경우에는 사례관리와 위기 개입, 남성 및 여성 치료공동체, 자조모임, 먼저 단주한 당사자가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재활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또 숲체험, 회복여행, 워크숍 등으로 회복의 힘을 길러주기도 한다.

 

여기에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디지털 과몰입에 단기 개입하는 디지털 건강학교 ‘LOLO(Log Off, Life On)’, 생애주기별 마약류 중독 예방 교육 ‘백 투 더 마약청정국’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중독 위험을 전파·예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정신건강은 더 이상 특정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생활 속 문제”라며 “시민의 행복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성숙한 정신건강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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