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대를 모았던 새만금 잼버리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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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 동두천문화원향토문화연구소장

뉘우치며 기억해야 할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고 떠나갔다. 지난 11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폐영식과 함께 스카우트 연맹기는 2027년 개최국 폴란드 대원에게 전달됐다. 그리고 K팝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12일간의 여정을 끝냈다.

 

이번 세계 잼버리 대회는 지난 1일 개막 이후 조직위원회와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미흡한 준비, 부실한 운영 등으로 누가 장소를 선정했는지 그 많은 예산을 어디에 썼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잼버리’는 북미 인디언의 유쾌한 잔치 또는 즐거운 놀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청소년 야영대회인 잼버리는 미래를 이끌어 나갈 세계 청소년들이 국가 민족 종교 이념 등을 초월해 자연 속에서 공동체 야영을 하면서 사회와 인류를 위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배움의 장이다. 우리는 앞서 1991년 제17회 잼버리대회를 강원 고성에서 개최한 경험이 있다. 133개국 1만9천81명이 참가해 당시로는 역사상 가장 많은 나라가 참가했다. 1982년 덕유산에서 개최됐던 아태 잼버리 대회는 아시아와 태평양 주변 국가의 보이스카우트와 걸스카우트 대원들의 축제의 장이었다.

 

고성 잼버리 이후 32년 만에 두 번째 열리는 새만금 잼버리는 과거 겪어 왔던 고성 잼버리로 인해 그만큼 국가적 기대감이 고조됐었다. 기대는 개막일부터 엇나갔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설비 시설 폭염 폭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준비를 마쳤다고 공언한 잼버리 조직위 핵심 부처 수장 등이다.

 

세계 잼버리 대회는 2017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2023년 8월 25회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올해 행사도 역대 최대 규모인 158개국 4만3천여명의 스카우트 대원이 참여했다.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세계 3대 행사 중 하나인 잼버리 대회는 14세부터 17세까지 중·고등학교 세계청소년 스카우트들이 이념·언어의 벽을 넘어 공통된 가치관을 추구하고 야영 활동을 통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문화 올림픽이다.

 

세계 청소년들은 오랜 기간을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한류 열풍에 대한 기대와 부푼 꿈을 안고 새만금에 왔지만 시작부터 야기된 준비 부족으로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끝나고 말았다. 우리는 겪어본 고성 잼버리로 인해 더 좋은 여건에서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처음부터 핵심적으로 무엇부터 잘못됐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반성해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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