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풀 한 포기가 울창한 숲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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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은 아주대 사회과학대학 학생

지난 17~21일 아주대, 수원시 관계자 등 60여명이 몽골 ‘수원 시민의 숲’ 조성 행사에 참여했다.

 

첫 공식 일정으로 울란바토르에서 동남쪽으로 40㎞가량 떨어진 에르덴솜 지역에 조성된 ‘수원 시민의 숲’을 방문했다. ‘수원 시민의 숲’은 축구장 130개에 달하는 992만㎡(약 30만평) 규모로 예상보다 푸릇푸릇한 조림지의 모습에 10년이 넘는 기간의 사업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 이 땅이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은 황무지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조림지에는 주민들의 경제성을 도모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을 수 있는 비타민 나무와 방풍림으로 포플러, 소나무 등이 식재돼 초원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조림지를 벗어난 토지는 강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인해 중간중간 땅이 훤히 드러나 있는 척박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드러난 땅은 식물의 뿌리가 토지에 지탱할 수 없어 뿌리도 같이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점 사막화를 거쳐 띠 사막화, 그 후에는 사막화가 진행된다. 이렇게 조림지와 조림지가 아닌 토지의 대비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함으로써 ‘수원 시민의 숲’ 조림 사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수원 시민의 숲’ 답사 후에는 주몽골 대한민국 대사관과 우리 대학의 자매 대학인 울란바토르대를 방문해 몽골의 사막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조림지를 방문해 상황을 직접 경험한 후 현지 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몽골의 사막화 현실을 더 잘 이해하고 현지 주민들의 어려움과 고민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몽골의 사막화는 단지 몽골만의 문제가 아니다. 몽골의 사막은 우리나라 황사의 주 발원지로, 우리나라 또한 몽골의 사막화 문제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많은 한국의 지자체 및 민간 단체는 몽골의 사막화 방지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몽골 현 대통령도 기후변화와 사막화에 대응하기 위해 10억그루 나무 심기 사업을 추진하고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에서도 그 사업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모여 더 많은 사람을 이끌고 범국제적인 사업이 됐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변화를 직접 경험한 우리는 여기서 용기를 얻어 주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행동이라도 조금씩 실행한다면 훗날 큰 변화를 얻을 것이다.

 

이번 국제 교류 봉사활동을 통해 환경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일에 헌신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이러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환경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더 나아가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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