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7월의 문턱을 넘어섰다. 무더위를 피해 휴양지로 떠날 때 한 손에 잡히는 책을 챙겨보는 건 어떨까. 기차에 몸을 실을 때나, 호텔 침대에서 뒹굴 때나 지친 몸과 마음에 안식을 선사할 부담 없는 시집 두 권을 소개한다.
윤수천 시인의 4행시집 ‘당신 만나려고 세상에 왔나 봐’가 지난 3일 출간됐다.
윤 시인은 책 속에 4행시만 선별해 수록했다. 네 줄짜리 단출한 시는 과연 어떤 의미이길래 시인은 4행시의 시로만 책장을 빼곡히 채워 놓은 걸까.
소박한 네 줄의 문장 속에는 머리를 스치는 생각들, 가슴 한 편에 묻어뒀던 추억들,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서려 있다. 윤 시인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공허한 삶을 채워주는 위안의 4행시를 써내려갔다.
윤 시인은 시집을 매듭짓는 곳에 단순명료하지만 울림이 있는 4행시에 관해 “삶이 무엇이며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메시지였으면 한다. 그리고 오늘보다는 내일의 희망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5일 출간된 김은지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여름 외투’는 계절감을 한껏 살리는 감성이 스며든 시들로 가득 채워졌다.
작고 사소한 존재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일상의 평범한 단어에서 다채로운 의미를 추출하는 김 시인은 행간마다 평소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사물과 대상들에 대한 애정을 담아냈다.
시들을 읽다 보면 시 속에 담긴 표현들이 김 시인의 일상도 가늠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읽고 싶었던 시집을 읽다가 시를 쓰는 창작 주체의 속내가 시 곳곳에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집을 덮고 나면 느껴지는 건, 김 시인의 세계에서 시를 쓰고 시와 가깝게 지내는 일은 특별히 시간을 쪼갰을 때만 성립되는 게 아니라 일상 그 자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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