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가지 뉴스를 보면 우리 사회의 불공정성을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요즘 무엇보다 ‘킬러 문항’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킬러 문항이 ‘족집게 수능 기술로 배를 불려 온 사교육 시장의 이권 카르텔’인지, ‘최소한의 변별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인지 논란이 분분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경쟁의 시험대는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수의 유명 입시학원이나 강사에 의해 수능시험의 변별력이 좌우되거나 경제력에 의해 기회부터 갖지 못하는 계층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출발부터 불공정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수백억원을 벌고 부를 자랑하는 일부 일타 강사들이 이런 논란에 대해 고3생이나 교육 정책을 걱정하는 양 언급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라면 가격에 관해서도 불공정이 보인다. 얼마 전 경제부총리가 라면 가격 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소비자단체의 역할을 당부했다. 이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라면 업체들은 지난해 라면값을 평균 10% 이상 인상했고 영업이익도 크게 상승했는데, 곡물 가격의 하락에 따른 라면값 인하 움직임이 없음을 지적했다. 이제 와서 다른 원재료값이 올랐다거나 인건비 인상을 운운하며 라면 가격을 인하하지 않겠다는 것은 애초 밀가루 인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인상해야 한다는 근거까지 의심하게 한다.
밀가루 원료값 폭등으로 인한 라면값 인상을 소비자들이 감내했다면 이젠 기업이 밀가루 가격 하락에 따른 라면값을 인하해 소비자 가계에 도움을 줘야 공정하고 마땅한 일이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기름값은 번개처럼 올리고 매년 말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정유업계 또한 소비자들이 보기에는 불공정한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소비자 스스로도 공정한 규칙을 지켜야 한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영향으로 소금 사재기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마트 및 온라인쇼핑몰의 소금 매출이 증가하고 소금 소매가격이 평년 대비 60% 이상 인상됐으며 개인 소비자와 도매상의 선수요(先需要)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극히 일부 중간도매상 및 소비자들에게나 해당하는 일이겠지만 현명한 소비자들이 소금 사재기라는 불공정한 흐름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해서는 안 되겠다.
모든 불공정한 사례의 공통점은 이기주의다. 나만 잘되고, 나만 잘살고 싶어 하는 마음과 행위가 문제다.
공정한 사회의 규칙은 남이 아니라 내가 먼저 지켜야 한다. 정부든, 기업이든, 그리고 소비자든 스스로 공정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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