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잘 보존된 멕시코 고고학 유적지 중 한 곳인 카냐다 데 라 비르겐 유적지는 2011년에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다. 유적 보호를 위해 방문자 센터와 박물관이 있는 입구에서 피라미드까지는 정기 셔틀버스로만 접근할 수 있으며, 이동시간을 포함해 투어에는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최근 유물 도난으로 방문자는 배낭이나 가방을 소지하고 들어갈 수 없고, 지자체와 국립인류역사연구소에서는 유적지 보호와 연구에 힘쓰고 있다. 휴관일이라 현장에서 유적지에 대한 자료를 구할 수 없어 안내 표지판에 있는 자료를 카메라에 담고, 구시가지로 돌아간다.
넉넉한 오후를 활용해 이곳 장인들의 수공예품 공방과 미술 갤러리를 돌아보다 아름드리나무가 드리운 정원이 있는 예쁜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한다.
산 미겔 대천사 아르칸젤 교회와 엘 하르딘 정원 주변에는 규모는 작지만, 아름다운 그리스도 신학교 성당과 중세 건물들이 즐비하다. 이외에도 공예가와 예술가의 도시로 널리 알려진 이곳에는 파브리카 라 아우로라 갤러리와 예술가의 스튜디오에서는 최고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코코〉의 배경이 되기도 한 라 에스키나 멕시코 토속 장난감 박물관도 부근에 있다. 박물관에는 장난감 장인들의 예술성을 엿볼 수 있는 전통 수제 장난감을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수집한 1천여 점 이상의 컬렉션을 5개의 전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콜로니얼 시대 유서 깊은 중세 거리를 돌아다니며 현지인의 삶을 보았고, 오랜 세월의 흔적이 쌓인 아름다운 교회를 방문했다. 그 뿐만 아니라 손 솜씨가 뛰어난 이 지역 공예가와 장인의 활발한 예술 현장인 공방과 그들이 만든 예술품을 감상한 의미 있는 하루였다.
100세 시대, 은퇴 후 주어진 짧지 않은 시간을 크로노스의 시간으로 살 것이 아니라 주어진 기회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 기회가 올 때를 기다리지 말고 만들어 가는 삶을 살 수 있다면 더욱 의미 있지 않을까. 인생 후반의 여정에서는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해답을 찾자. 해답은 비록 정답은 아닐지라도 삶의 지혜가 담겨 있어 때로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이른 아침 안개 자욱한 산에서 길을 잃었다면, 서두를 것이 아니라 안개가 걷히길 기다림의 여유가 필요하듯 인생 여정에서도 때때로 여유가 필요하고, 은퇴 후 삶은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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