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5-⑥ 형형색색 전통 수제 장난감에 '홀릭'

화려하고 선세한 장인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수재 장난감. 박태수 수필가

 

비교적 잘 보존된 멕시코 고고학 유적지 중 한 곳인 카냐다 데 라 비르겐 유적지는 2011년에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다. 유적 보호를 위해 방문자 센터와 박물관이 있는 입구에서 피라미드까지는 정기 셔틀버스로만 접근할 수 있으며, 이동시간을 포함해 투어에는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최근 유물 도난으로 방문자는 배낭이나 가방을 소지하고 들어갈 수 없고, 지자체와 국립인류역사연구소에서는 유적지 보호와 연구에 힘쓰고 있다. 휴관일이라 현장에서 유적지에 대한 자료를 구할 수 없어 안내 표지판에 있는 자료를 카메라에 담고, 구시가지로 돌아간다.

 

넉넉한 오후를 활용해 이곳 장인들의 수공예품 공방과 미술 갤러리를 돌아보다 아름드리나무가 드리운 정원이 있는 예쁜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한다. 

 

정원이 예쁜 중세 건물에 있는 레스토랑. 박태수 수필가

 

산 미겔 대천사 아르칸젤 교회와 엘 하르딘 정원 주변에는 규모는 작지만, 아름다운 그리스도 신학교 성당과 중세 건물들이 즐비하다. 이외에도 공예가와 예술가의 도시로 널리 알려진 이곳에는 파브리카 라 아우로라 갤러리와 예술가의 스튜디오에서는 최고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코코〉의 배경이 되기도 한 라 에스키나 멕시코 토속 장난감 박물관도 부근에 있다. 박물관에는 장난감 장인들의 예술성을 엿볼 수 있는 전통 수제 장난감을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수집한 1천여 점 이상의 컬렉션을 5개의 전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콜로니얼 시대 유서 깊은 중세 거리를 돌아다니며 현지인의 삶을 보았고, 오랜 세월의 흔적이 쌓인 아름다운 교회를 방문했다. 그 뿐만 아니라 손 솜씨가 뛰어난 이 지역 공예가와 장인의 활발한 예술 현장인 공방과 그들이 만든 예술품을 감상한 의미 있는 하루였다.

 

100세 시대, 은퇴 후 주어진 짧지 않은 시간을 크로노스의 시간으로 살 것이 아니라 주어진 기회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 기회가 올 때를 기다리지 말고 만들어 가는 삶을 살 수 있다면 더욱 의미 있지 않을까. 인생 후반의 여정에서는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해답을 찾자. 해답은 비록 정답은 아닐지라도 삶의 지혜가 담겨 있어 때로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이른 아침 안개 자욱한 산에서 길을 잃었다면, 서두를 것이 아니라 안개가 걷히길 기다림의 여유가 필요하듯 인생 여정에서도 때때로 여유가 필요하고, 은퇴 후 삶은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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