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5-⑤ 다양한 문명의 흔적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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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냐다 데 라 비르겐’ 매표소로 안에는 작은 박물관이 있다. 박태수 수필가

 

교회 투어를 마치고 다음 장소로 가기 전 잠시 성당 앞 중앙 공원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월요일 오전이라 젊은이는 별로 보이지 않고, 벤치에는 노인들이 눈에 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옆 벤치에 앉은 아주머니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제가 도움을 줘도 되겠느냐고” 정중하게 말을 건넨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그녀에게 도움을 청한다. 카냐다 데 라 비르겐 유적지에 가려 한다고 하자, 그녀는 월요일이라 휴관이 아닐지 모른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알려준다.

 

유적지 입구에 도착하자 꽤 많은 관람객이 박물관 밖에서 서성인다. 관리인은 휴관이라 입장할 수 없다고 안내한다. 유적지는 매표소에서 7km 정도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오늘은 휴관일이라 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 엘 하르딘 공원에서 만난 아주머니 충고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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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다 데 라 비르겐’으로 가는 라자 강가 평원 모습. 박태수 수필가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멕시코가 속한 메소아메리카는 기원전 올메카·사포테카·고전 마야문명 등이 있었고, 기원후로는 아스테카·테오티우아칸·후기 마야 문명 등 찬란한 고대문명을 가진 지역이다. 이처럼 멕시코는 문명과 시기별로 다양한 유적이 전국에 산재하고, 카냐다 데 라 비르겐 고고학 지대도 그중 한 곳으로 별빛으로 물들었던 톨텍 문명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유적지는 메소아메리카 북쪽 경계에 있는 히스패닉 이전 정착지고, 우주의 주기를 반영한 도시 디자인과 다양한 크기의 피라미드가 있는 거대 유적지이다. 주요 피라미드 유적은 하늘을 관찰하는 데 사용됐으며, 사제들이 농경 주기와 관련된 예측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유적은 540년에서 1050년 사이 천문학과 종교 중심지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농업과 관련된 천문관측지로 추정한다. 900년 동안 버려진 이곳은 라자(Laja) 강의 중앙 유역이라 군사적으로도 우세한 방어적 위치 때문에 한때 인상적인 요새 역할을 했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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