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은 명실공히 수원의 허파다. 120만 수원 시민에게 산소 같은 청량감을 주는 워라밸의 대명사이기 때문이다. 광교산 자락은 참으로 아기자기하다. 봄이면 흐드러진 벚꽃이 호숫가를 물들이고 여름이면 짙푸른 초록이 폐부를 열어준다.
억새와 형형색색 감잎이 무르익는 가을 풍경도 아름답고 수원팔경의 하나인 광교적설은 더더욱 보배롭다. 도심에서 불과 몇 분 거리에 있는 곳이지만 원주민 농가들이 그대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스케치 하러 간 문암골 아래도 한우 사육 농가가 있었고 돌담집과 슬레이트 양철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전형적인 시골 모습이었다. 감나무가 많은 땅은 따뜻한 곳이라는데 토질마저 좋은 것 같다. 양지쪽 기슭엔 양봉통도 보이고 포도와 블루베리를 재배하는 농가와 과수원도 보인다. 장다리 싱그러운 파밭과 양파밭, 감자밭, 마늘밭, 소 사료용 풀도 녹색 물결을 이루고, 조팝나무 이팝나무도 이 계절의 하모니를 이루는 주인공이다.
스케치를 끝냈으니 방목한 양처럼 해방된 수강생들과 함께 어서 보리밥집을 가야겠다. 맛있는 도토리묵과, 파전과, 구수한 숯불바비큐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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