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존, 미세먼지 그리고 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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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문주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장

보통 오존은 더위와 함께 찾아온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오존주의보의 첫 발령일은 해마다 빨라지고 있다. 2020년 4월25일, 2021년 4월20일, 그리고 작년은 4월18일 전국에서 첫 번째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올해는 어떨까.

 

3월은 한반도가 고기압 중심부에 놓이면서 대기가 정체되고 중국 미세먼지까지 유입되면서 연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기간이지만 미세먼지 기세가 꺾이기도 전에 경기와 충남에서 3월22일 올해 첫 번째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날 인천의 영흥측정소에서도 시간 최고 오존농도가 0.114ppm까지 증가해 주의보 발령 기준인 0.120ppm에 거의 도달했다. 달력은 봄인데 초여름 날씨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다 보니 이제 봄은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 아닌 미세먼지와 오존의 이중고를 견뎌야 하는 ‘팍팍한’ 계절이 돼 가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기후변화와 오존’ 보고서(2022년)에 따르면 전국 연평균 오존농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1년간(2001∼2021년) 서울, 인천, 부산 등 주요 도시의 일 최고기온과 일 최고 오존농도는 꾸준히 증가했고 최근 약 10년 동안 인천의 오존농도도 2010년 0.021ppm에서 2021년 0.032ppm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오존으로 인한 전국의 초과 사망자 수도 1천248명에서 2천89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는데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 변화에 따른 온도, 습도, 자외선 복사 강도의 변화가 오존 생성에 영향을 줘 미래에는 오존의 피해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존이 몸에 들어오면 염증 반응, 세포 손상 등으로 인해 65세 이상과 심혈관계 질환자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더욱 중요한 건강보건 이슈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오존은 초미세먼지와 함께 대표적인 2차 생성 오염물질이다. 인간 활동을 통해 대기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강한 햇빛에서 광화학 반응에 의해 오존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오존은 다시 질소산화물과 반응해 2차 초미세먼지를 생성한다. 즉, 오존에 의해 대기 중 질산염과 황산염의 농도가 증가하고 이러한 성분들이 초미세먼지를 구성하게 된다. 결국 오존과 미세먼지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전구물질에 대한 저감 노력도, 광화학반응을 촉발하는 폭염 등 기온 상승 현상에 대한 기후 변화 대응 노력도 모두 같은 맥락인 것이다. 겨울은 미세먼지 대응, 여름은 오존 대응의 따로따로 개선 대책이 아닌 통합적이고 지속적인 전구물질에 대한 저감 대책이 필요하며 이는 기업과 개인의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의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량은 2017년 이후, 질소산화물은 2016년 이후부터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오존농도 감소를 위해서는 이동 오염원에 의한 질소산화물과 유기용제 사용에 의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배출량을 우선적으로 저감해야 하고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환경기준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지자체 역시 중소 규모 사업장에 대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배출 규제를 위한 지도단속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인천은 중국뿐만 아니라 인접하고 있는 북한의 에너지 시스템과 대기질 상황도 살펴봐야 한다. 오존과 미세먼지는 대표적인 동북아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인데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인천 유입 장거리 이동 기류분석(2021년) 결과 약 25.7%가 러시아와 내몽골지역에서 중국과 북한의 서해안 지역을 거쳐 인천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서해안 지역에 석탄 매장량이 많아 대부분의 대형 석탄발전소가 평양과 그 주변 지역에 있음을 감안하면 인천지역의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러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기업과 개인 모두의 환경을 위한 선택과 행동 변화에 따라 지속가능한 미래는 가능하고 대기환경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급한 과제로 실행된다면 맑은 하늘 아래 편안한 숨쉬기도 ‘계절마다’ 기대해 ‘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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