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윤석열 대통령께

경기 민주당·국힘은 영남行
보수의 총선策은 ‘대통령뿐’
삼성·현대類 투자, 계속 내야

막 ‘경기도 무시한다’고 쓸 참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게 최근 영남에서 많이 뵀습니다.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대구에서 하셨습니다. 수원에 KT위즈파크도 있는데.... 대구 서문시장도 방문하셨습니다. 경기도 재래시장도 많은데.... 부산에 가서 엑스포 유치를 도우셨습니다. 경기도에 도움 주실 곳도 많은데.... 요 며칠 보인 모습입니다. 그러니 영남만 챙긴다는 불평이 나올 만했습니다. 그런데 어제(11일) 여기에 오셨습니다.

 

도민, 특히 화성시민이 좋아했을 겁니다. 세상이 전기차로 덮여 갑니다. 그 전기차를 끌고 가는 게 현대차그룹입니다. 그 전기차를 생산할 공장 기공식이었습니다. 3만평 부지에 1조원을 투입한다고 합니다. 2025년부터 연 15만대를 생산할 거랍니다. 29년 만에 국내 자동차 공장 신축이랍니다. 대통령께서도 기공식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경기 남부가 세계 최고 첨단산업 거점이 될 것입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기대합니다.

 

그래도 하려던 서운함은 말하렵니다. 여당인 국민의 힘의 영남 쏠림입니다. 직역으로 풀면 경기도 왕따입니다. 증명되는 시간이 두 번 있었습니다. 첫째 시간은 세상이 다 아는 대표 경선기(期)입니다. 나경원(서울)·안철수(경기)에게 가해진 구박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게임의 룰을 넘어선 집단 린치였습니다. 흐름의 시종을 주도한 집단이 있었습니다. 국민은 그걸 친윤이라 지목했습니다. 영남이라고 했습니다. 맞지 싶습니다.

 

그 대표가 인선을 했습니다. 사무총장·전략기획부총장·조직부총장·대변인·여의도연구소장.... 강원·울산·서울·대구·경남·부산입니다. 1천300만의 경기도는 없었습니다. ‘원내대표를 배려하려나 보다.’ 무망한 기대 속에 두 번째 시간을 지켜봤습니다. 이번에도 영남(대구 윤재옥 당선)이었습니다. 표(票)에 졌으니 할 말 없어야 맞겠지만. 불출마, 조율 등 방법은 있었겠지요.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그러곤 줬는데 못 먹었다네요.

 

가슴 내려앉는 추억이 있으실 겁니다. 경기도민이 5.32%를 이재명 후보에게 더 줬습니다. 그게 경기도 보수의 현실입니다. 아마도 다시 해도 그랬을 겁니다. ‘D-1년’이라며 뿌려진 금주(今週) 기사가 있습니다. ‘경기도 정치 1번지’라며 수원을 분석했습니다. 선거구 5개인 거대 도시입니다. 21대를 결정한 3년 전, 민주당 5석 국민의힘 0석이었습니다. 그 4년 전인 20대도 같았습니다. D-1년이면 후보군이 고개 들 땝니다.

 

수원 현역은 다 민주당입니다. 끼어들 구멍이 없죠. 국민의힘은 하나도 없습니다. 활짝 열린 무주공산이죠. 그런데 북적거리는 건 민주당입니다. 김승원(갑)·백혜련(을)·김영진(병)·박광온(정)·김진표(무)가 현역인데도 그럽니다. 염태영, 이병진, 조명자, 김상회, 김준혁, 유문종, 이기우 등 많습니다. 국민의힘은 안 보입니다. 이창성(갑)·한규택(을)·이혜련(병)·홍종기(정)·박재순(무)에 한두 명입니다. 이게 다면 끝난거죠.

 

북동부 일부를 뺀 경기도가 이렇습니다. 16대 총선 이래 보수 정당이 이긴 건 18대뿐입니다. 19대 이후 21대까지 내리 세 번도 민주당이 이겼습니다. 그 사이에 내려온 추이가 있습니다. 19대 때 8석 차이였습니다. 20대 21석, 21대 44석 차이로 벌어집니다. 이 법칙이면 내년 총선은 소멸될 차례일까요. 지난해 지방선거는 그나마 선전이었습니다. 막 출범한 정부 덕이었습니다. 이제 그 인기도 30%대라고 합니다.

 

안 그래도 패배 의식이 팽배했습니다. 거기에 시멘트를 확 부었습니다. 국민의힘의 영남당화(化). 더 정확히는 비(非)경기당화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대통령 책임은 없다고 보시나요. 친윤 불거질 때 말렸으면 좋았습니다. 안 했으니 책임 있는 겁니다. ‘용산’ 개입할 때 자제시켰으면 좋았습니다. 안 했으니 책임 있는 겁니다. 원내대표 선거 때 영남 순방이 있었습니다. 경기도가 보면서 서운했으니 책임 있는 겁니다.

 

이제 와서 당(黨)이 뭘 줄까요? 부질없는 일입니다. 이미 국민의힘은 영남당으로 정리됐습니다. 그 당에 추가될 경기 표심은 없을 겁니다. 마지막 한 수-경기도 총선을 어떻게라도 해볼 수 있는 수-라면 먹거리뿐입니다. 화성 현대자동차 기공식, 용인 삼성반도체 단지가 그런 겁니다. GTX 약속도 하셨습니다. 연내 착공, 평택 연장입니다.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영남에 정치가 갔다면, 경기도엔 먹거리라도 오길 기대합니다.

 

이게 경기도민의 절박한 ‘국가균형발전 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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