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이다. 큰길 사거리에 붙어 밤낮없이 국민을 선전·선동하는 현수막을 말하는 것이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몇 달을 지켜봐도 그 폭력 수준은 더 높아져 간다.
오늘도 출근길에 눈에 보이는 것은 그 흉측한 현수막이다. 어느 날은 빨간색, 어느 날은 파란색 현수막에 온갖 폭력적 선전·선동 구호가 가득하다. 현수막을 피하려 애를 쓰고 세심(洗心)해 보려 애써 보지만 이미 눈을 거쳐 머릿속에 박혀 잘 빠지지도 않는다. 아마 그들의 목적은 이런 것을 노리는 것인가 보다. 억지로 그들의 주장과 구호를 주입시키려는 그 현수막을 이제 거둬 줬으면 한다.
정치의 순기능은 국민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즉, 국민을 보호하고 챙겨주는 것이다. 그래서 잘하라고 고맙다고 그 비싼 녹봉을 챙겨주고 고급 자동차와 보좌진 그룹까지 챙겨주는 것이다. 그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오히려 국민에게 해를 끼친다면 당연히 그들의 지위도 내려놓아야 마땅한 일이다.
국민을 자신들의 욕망의 도구로 삼는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적당하게 자신들의 견해와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과유불급이다. 지나치면 저잣거리 언어와 다름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일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들이 말하는 민생이니 경제니 화합이니 이런 말들은 거짓이고 위선처럼 보인다.
국민을 섬긴다는 정치인들이 언어폭력의 선동을 계속한다면 국민이 회초리를 들어야 마땅한 일일 것이다. 문제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부끄러워 뭐라 한단 말인가. 현수막을 단 정치인이 그의 아들과 딸, 그의 손자와 손녀를 데리고 반드시 그 현수막을 읽어 보게 했으면 좋겠다.
그 품격 낮은 현수막을 거둬야 한다. 그 자리에는 여기저기 개업식 현수막이 붙게 하라. 흥겨운 축제에 오라는 현수막과 봄맞이 새마을대청소를 하자는 현수막이 붙어야 한다. 기왕이면 좋은 일자리가 있으니 젊은이들을 모신다는 광고가 넘쳐 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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