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분쟁이 시작된 지 벌써 1년의 시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정든 고향을 떠나 루마니아, 폴란드, 몰도바 등 유럽으로 떠난 우크라이나 난민 수는 약 80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국내에서도 약 560만명에 달하는 실향민이 발생했다. 분쟁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에서는 하루 평균 50명이 넘는 민간인 사상자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분쟁이 장기화되며 우크라이나에서는 식량, 물, 위생, 주거 등 생활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요소들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며 전력시설 파괴로 인해 겨울 기간 생존에 대한 위협이 증가해 자국을 탈출하는 난민 수가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국민 약 1천700만명이 긴급한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에서도 더 위협적이며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는 대상은 아동들이다.
월드비전에서는 이번 분쟁이 우크라이나 아동들에게 미치는 심리정서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분쟁지역 아동 45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대상 아동의 83%는 자신의 안전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냈으며 3명 중 1명 이상은 폭력을 가장 큰 불안의 요인이라고 꼽았다. 분쟁 중 경험하게 된 폭력, 박탈, 사망, 이주, 가족 분리 등은 아동들에게 심리정서적으로 매우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울증, 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질환을 겪게 될 위험에 놓인 우크라이나 아동이 약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동의 교육권 침해도 심각한 문제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2천528개의 교육시설이 분쟁으로 피해를 입었으며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실시간 수업 진행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웃 국가에서 난민생활을 하고 있는 아동들은 언어 등의 문제로 현지 학교의 교육 지원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아동의 학업 중단 문제는 아동 발달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제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래 교육 수준 상태로 회복할 가능성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월드비전은 지난해 2월 위기 발생 직후부터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접경 국가인 루마니아, 몰도바, 조지아에서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는 구호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총 65만6천여명에게 식량, 임시 거주지, 교육프로그램, 아동보호프로그램 등을 지원했다. 우크라이나 헤르손 등의 지역에서는 현지 파트너 기관과 협력해 아동들에게 심리사회적 지원과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식량, 위생용품, 난방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원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분쟁을 경험한 아동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온전히 건강을 회복하는 데에는 많은 자원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우크라이나 분쟁이 언제 종식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동들이 입을 피해는 앞으로 더욱더 커질 것이다. 분쟁이 종식돼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올 수 있도록 국제적인 연대가 강화돼야 하며 취약한 상황에 처한 아동들을 돕기 위한 우리의 관심과 지원도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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