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발생한 울진, 삼척 산불은 열흘간 서울 면적의 4분의 1이 넘는 1만6천302㏊의 산림을 불태웠다. 추산된 피해 금액은 1조3천여억원에 달해 1986년 산불 사고 집계 이후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 산림은 과연 안전할까? 산림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사고는 연평균 535건(피해 면적 3천558㏊)에 달한다. 산림을 잿더미로 만드는 화마의 70% 이상이 인재(人災)에 의한 화재라고 한다. 역으로 말하면 인위적인 요인만 통제해도 어느 정도의 산불은 막을 수 있다.
발전원으로부터 수요지까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하는 한국전력의 관점에서 산불은 최고의 위험 요소 중 하나다. 한전은 산불재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재난관리 통합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전력망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 보수 활동과 지속적인 설비 투자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산불은 매년 계속 발생하고 국민의 생활과 안전을 위협하며 전 세계적인 기후환경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필자는 화마로부터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을 지켜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산불예방 강조기간에 한시적으로 고속도로, 국도 등 산림 접안도로에 차량이 진입할 경우 내비게이션을 통해 산불 관련 운전자 준수사항과 위반 시 처벌 내용을 안내하는 방송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법이다.
둘째, 산불 발생 취약 개소에 화재감지 폐쇄회로(CC)TV 설치를 확대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화재 초동 진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한전 송전철탑의 약 77%가 산지에 위치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등산로 곳곳에 자동 음성안내 방송 시스템을 설치해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산불 발생 취약 개소에 산불감시원 및 공익요원을 집중 배치해 산불예방수칙 위반 행위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위반 행위자 적발 시 현장에서 과태료 부과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
넷째, 산림에 남아 있는 적재목, 폐목 등을 적기에 수거해 잔불에 의한 산불 재발 가능성을 차단하고, 수거한 목재는 홀몸노인 등 난방 취약계층 또는 마을회관 등 공공시설, 목욕탕 등에 활용토록 지원하는 방안도 제안한다.
한번 파괴된 산림을 원상태로 복구시키기 위해서는 적게는 40년에서, 많게는 100년이란 긴 세월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매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난개발로 인해 지구 온도 상승이 가속화돼 우리 후손이 살아갈 미래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4월5일은 식목일이다. 어렸을 때 식목일에 친구들과 뒷산에 식수를 하며 무럭무럭 자라날 나무와 조성될 숲을 생각하며 희망에 부푼 기억이 있다. 우리 모두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각자 역할에 맞는 행동과 실천으로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잘 보전해 미래 후손에게 대물림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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