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브레로 쓴 ‘히메네스 묘’
산타로사를 떠난 버스는 산길을 따라 오르다 한라산 높이인 해발 1천980m 조그만 마을에 있는 ‘돌로레스 이달고 시립묘지’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멕시코 국민 가수 호세 알프레도 히메네스의 무덤이 있어 유명한 묘지가 됐고,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는 팬들이 많이 찾는다.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 여러 나라 묘지처럼 다양한 형상의 석관묘가 가지런하게 배치돼 있고 무덤 주위에는 가톨릭을 상징하는 십자고상(十字苦像)이나 성모상을 묘지에 두고 있다. 하지만 독특한 형상을 한 커다란 묘지 주위에 수많은 참배객이 줄지어 서 있다.
대형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를 형상화한 이곳은 멕시코 대중가수 히메네스의 묘비다. 묘지에는 그의 어머니도 함께 묻혀 있는 가족 묘지인 듯하고, 독특한 형상의 묘비는 그의 사위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그를 기리기 위해 솜브레로를 쓰고 향을 피우는 참배객이 많다. 어느 나라나 유명한 대중 가수의 인기는 죽어서도 대단하다. 이런 이유로 마이클 잭슨의 묘지의 위치는 아직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묘지를 둘러본 후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 ‘멕시코 독립투쟁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돌로레스 이달고시에 도착한다. 과거 원주민 시대 이름은 ‘코코마칸’이었고, 식민시대에는 ‘푸에블로 누에보 데 로스 돌로레스’였으나 독립 후에는 미겔 이달고를 기려 ‘돌로레스 이달고’시가 됐다.
산길을 내려온 버스는 멕시코 ‘독립 200주년 기념관’에 도착해 잠시 돌아본다. 마침 세미나가 열리고 있는데, 200여 년 전 독립투쟁을 토의하는 듯하고, 기념관에서는 학술 토의와 공연도 한다. 과거 주지사 관저였던 건물을 10여 년 전에 개조한 것이라 매우 깨끗하다.
이어 국민 가수 히메네스가 생전에 살았던 집을 개조한 기념관에 도착한다. 당시 그가 화려하게 살았던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규모와 내부 장식은 당시 그가 얼마나 부유하게 살았는지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방인의 눈길을 잡지는 못한다. 참관 통로를 따라 둘러보고 서둘러 ‘돌로레스 이달고 박물관’으로 간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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