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아픈 식민지 역사 ‘돌로레스 이달고’
어떤 나라든 가슴 아픈 수난의 역사를 안 가진 나라는 없다. 특히 식민 지배를 당한 나라일수록 그 상처는 더욱 깊다. 1519년 막강한 화력을 갖춘 코르테스는 수백의 부하와 11척의 선단을 이끌고 황금을 수탈하러 베라크루스 해안에 상륙해 멕시코 정복을 시작했다. 이들은 테노치티틀란으로 침공해 아스테카의 콰우테목 황제를 살해한 후, 제국을 폐망시키고 식민 지배를 위한 발판을 만들었으며, 그 후 300여년 동안 멕시코는 에스파냐를 비롯한 외세 지배를 받았다.
오늘은 과나후아토 주변에 슬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돌로레스 이달고’를 찾는다. 호텔 매니저에게 둘러볼 곳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그녀는 상냥한 목소리로 “후아레스 극장 부근에 가면 당일치기 투어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둘러보고 싶은 곳을 골라 선택하면 교통편 걱정 없이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고 알려준다.
어젯밤 화려했던 마리아치의 여운이 남아 있는 극장 길목에 들어선다.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이 넘치고, 솜브레로를 쓰고 후아라체를 신은 중년 남자가 상품 전단을 들고 다가와 투어 상품을 영어로 소개한다. 에스파냐 언어권이 아닌 여행자를 대상으로 중형 버스를 타고 주변 지역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상품 중 과나후아토 인근의 시골 마을 ‘산타로사’, 멕시코 건국의 아버지 ‘미겔 이달고 이 코스티야’가 태어난 민중혁명의 출발지인 ‘돌로레스 이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아토토닐코 대성당’ 등을 둘러보는 8시간짜리 상품을 택한다. 한 사람당 500페소를 주고 티켓 2장을 산다. 그는 투어버스 정거장으로 가서 관리인에게 우리 부부를 인계한 후, 다른 여행자를 모집하기 위해 인사도 없이 사라진다. 이미 각 나라에서 온 여행자가 자신들이 타고 갈 버스를 기다린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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