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예부터 영리한 동물로 여겨왔다. 뿐만 아니라 옛날 우리 민화 속에서 토끼는 생장과 번창 풍요의 상징, 달에서 떡방아를 찧는 것으로 표현돼 왔다. 검은색은 인간의 지혜를 관장하는 색깔로 알려져 있으며 검은 토끼의 해는 인간의 지혜와 번창과 풍요를 빌어 볼 수 있는 새로운 한 해를 의미한다.
풍요의 상징인 토끼띠 해를 맞아 무엇보다도 중요한 새해 과제는 경제 활성화다.
새해 경제 성장률을 정부는 1.6%, 한국은행은 1.7%로 전망했다. 해외 기관들도 모두 1%대의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일자리 창출에 국정(國政)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주고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야 경제가 활성화된다.
보름달 속에 토끼가 쿵덕쿵덕 떡방아 찧는 모습은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야기 속의 토끼는 힘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서양 속담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몰아서 담지 않는다고 했다. 토끼 해를 맞아 알아두면 괜찮은 말로 교토삼굴(狡兎三窟)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꾀 많은 토끼는 숨을 굴을 세 개를 각각 파놓는다는 뜻이다.
고대 중국에 맹상군(孟嘗君)이란 고관대작이 있었다. 그는 제나라 지방에서 자기에게 빚진 사람들의 부채(負債)를 모두 탕감해줬다. 맹상군이 왕의 결정으로 관직에서 쫓겨나자 그는 빚을 탕감해 준 지방에 내려가 사람들의 환대와 호응 속에 잘살 수 있었다. 지방살이를 하는 중에도 맹상군은 사람을 몰래 다른 이웃 마을에 보내 그 나라의 관직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알아봤다. 이 일이 소문나자 왕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맹상군을 다시 재상의 자리로 모셨다고 한다. 이 고사에 교토삼굴의 유래가 있다.
교토삼굴은 평안하고 풍족할 때 위험에 대비해 하나의 굴을 파 놓으라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면 또 다른 굴을 파라는 잠언(箴言)이다. 꾀 많은 토끼는 굴 세 개가 있어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토끼가 세 개의 굴을 만들듯이 생각지도 못한 재난과 위기가 많은 요즘 우리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옛날 이야기다.
토끼는 선하고 영특한 동물로 다산(多産), 안정, 평화를 상징한다. 토끼는 걷지 않고 깡충깡충 뛴다. 큰 귀와 초롱초롱한 눈을 가지고 있다. 주변 여러 소리를 새겨듣고 눈앞에 냉엄하게 전개되는 흐름을 살핀다며. 깡충 도약한다. 이 처럼 우리 문화 속의 토끼는 여러모로 지혜롭고 길(吉)한 동물이기 때문에 올해에는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 후손들에게 새로운 미래의 전환점이 되는 계묘년의 희망 찬 새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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