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민 결장 속 토종 주전·백업의 고른 활약으로 상대팀 괴롭혀 ‘맏언니’ 황연주 비롯, 나현수·정지윤 등 수준급 자원 ‘진가발휘’
여자 프로배구 수원 현대건설이 팀 전력의 절반에 가까운 외국인 선수 공백에도 선두를 지키며 ‘명가’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주 공격수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공격수) 야스민 베다르트가 허리 디스크 시술로 인해 4경기째 결장하고 있음에도 16승2패, 승점 45로 인천 흥국생명(14승4패·42점)에 3점 앞선 가운데 전반기를 마쳤다.
야스민 결장 후 현대건설은 2승2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5일 대전 KGC에 2대3으로 막혀 개막 15연승 행진이 멈춰섰고, 이어 29일 흥국생명에 1대3으로 져 시즌 첫 연패와 함께 홈 23연승이 중단되며 2위 흥국생명에 승점 동률을 허용했다. 하지만 새해 첫 경기인 1일 화성 IBK전서 3대0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흥국생명과의 격차를 다시 벌리고 선두를 지켰다.
비록 야스민 없이 치른 경기서 반타작에 그쳤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현대건설이 두 시즌 연속 선두를 질주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국내 선수들로만 치른 경기서 두 차례의 패배 속에서도 셧아웃 패배가 한 경기도 없다. 매 경기 끈질긴 모습으로 상대팀들을 괴롭혔다.
리그 최고의 세터로 성장한 김다인을 중심으로 미들 블로커 양효진·이다현,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고예림, 최고의 리베로 김연견 등 주전에 황연주(아포짓), 정지윤(아웃사이드), 나현수(미들 블로커) 등 백업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특히 ‘맏언니’ 황연주는 야스민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달 22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전서 12득점으로 경기 감각을 조율한 황연주는 25일 KGC전서 23득점, 29일 흥국생명전 20득점, 새해 첫날 IBK전서 17득점으로 팀내 최고득점을 기록했다.
또 야스민과 어깨 부상의 이다현이 빠진 지난달 두 경기서 미들 블로커로 나선 나현수도 도로공사전과 KGC전서 연속 11득점을 올리며 공백을 잘 메웠다. 국가대표인 정지윤도 매 경기 교체 투입돼 파워 넘치는 공격으로 10점 안팎을 기록하며 ‘주전급 백업’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현대건설은 주전 선수와 수준급 백업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야스민이 빠진 상황에서도 상대 팀들이 쉽게 공략할 수 없는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달 중순까지 야스민 없이 국내 선수들로만 버텨야 하는 현대건설은 호시탐탐 선두를 넘보는 흥국생명의 맹추격 속에서도 다양한 옵션을 구사하는 여유로움을 보이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이루지 못한 통합 우승을 준비하고 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4라운드까지는 야스민이 뛰지 못할 것 같다. 이 기간 절반의 승리만 거둘 수 있다면 선두를 내주더라도 막판 5·6라운드에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라며 “황연주, 양효진, 김연견 등 베테랑과 백업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챔피언전 우승인 만큼 4라운드를 잘 버텨주면 오히려 더 단단해진 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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