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성탄 참뜻 새겨야 할 우리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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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

12월24일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서울 약현성당의 성탄절 축하 미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을 강조하며, “저도 대통령으로서 우리 사회가 사랑과 박애와 연대에 기초해 자유와 번영과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성탄을 맞아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성탄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전하기 조심스럽다. 기대와 설렘이 가득해야 할 연말연시이지만 많은 국민이 민생경제 한파로 다가올 내년을 걱정하고 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힘들어하는 이웃을 보듬고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할 책임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의 경쟁을 넘어 여전히 현 정국의 경쟁자다. 둘 다 성탄의 의미를 오늘 우리 사회와 시국에 되살리고 있지만, 그 뉘앙스와 속뜻에는 차이가 많음을 본다. 마찬가지로 현 시국과 쟁점에 대해 여야는 경쟁적으로 전혀 다른 시각과 입장 차이, 그리고 그에 따른 극과 극의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소통 부재의 한국 정치의 자화상이다. 이로 인해 국민은 계속 답답하고 피곤하기만 하다.

인간관계의 소통 중 가장 기본이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communication)의 원래 의미는 “상호 공통점을 나누어 갖는다”로 라틴어 ‘communis(공통, 공유)’에서 비롯된 말이다.

 

의사소통은 내가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메시지를 다루는 과정이다. 따라서 원활하고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내가 가진 정보를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우선돼야 한다. 즉,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 이상으로 타인의 생각과 느낌, 의견을 이해하는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치의 바람직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우선 여야 정치인들의 ‘상호 공통점’, 즉 정치 일선에 나섰을 때 순수하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진정한 초심으로 돌아가면 된다. 그런 다음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 이상으로 상대방의 생각과 느낌, 의견을 이해하는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는 의사소통의 기본이다. 유독 정치인만 모르는 것 같다. 세상과 하늘, 사람과 하나님과의 소통을 위해 오신 예수 탄생의 참뜻을 우리 정치인들이 제대로 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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