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시즌 주전 꿰찬 후 발전 거듭…V리그 정상급 세터로 성장 빠른 발·현란한 토스 강점…안정된 수비·강한 서브 더해 팀 연승 견인
프로 6년차 세터 김다인(24)이 수원 현대건설의 연승 가도를 지휘하고 있다.
김다인은 2017-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순위, 전체 8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국가대표 세터 출신인 이도희 감독의 기대감 속에 입단했으나, 부동의 세터 이다영의 그늘에 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데뷔 시즌 3경기 출전에 그쳤고 2018-2019 시즌에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채 벤치만 지켰다. 2019-2020 시즌에도 이다영이 대표팀에 발탁돼 컵대회에 주전으로 나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라이징스타상까지 받으며 존재감을 알렸지만 정규리그에서는 여전히 웜업존을 지키는 신세였다.
2020-2021 시즌, 3년의 기다림 속에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이다영이 자유계약(FA)으로 떠나면서 세터 자리가 공석이 됐다. 이나연이 트레이드 영입돼 주전 경쟁을 예고했으나, 개막전부터 깜짝 선발로 나서는 등 많은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초 기복을 보였지만 점차 안정을 찾으며 처음으로 규정 세트 이상을 소화해냈고, 국가대표로도 발탁돼 올림픽에도 참가했다.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은 김다인은 발전을 거듭했다. 2021-2022 시즌 감독 교체 속에서도 확고한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리그 정상급 활약으로 화답했다. 강점으로 꼽히는 빠른 발과 리시브, 서브에서 물오른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단점으로 지적됐던 백토스와 약한 멘털로 인한 범실 문제도 극복해냈다.
특히 양효진, 이다현 등 미들블로커들과 호흡을 보이며 새로운 공격 루트를 개척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전 경기(31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 됐고, ‘베스트 7’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김다인의 활약은 더 눈부시다. 세트는 세트당 11.44개(2위), 서브 0.22개(3위)로 여자부 전체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며 디그와 수비도 지난 시즌보다 한결 더 좋아졌다. 선수들과의 호흡, 토스 구질에서도 정상급으로 발전했다는 평가다. 이에 힘입어 소속팀 현대건설도 개막 최다 연승(14연승)과 홈 22연승의 고공 행진을 펼치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흔히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세터의 역량이 팀의 경기력 발휘와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뜻이다.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건설의 상승세는 ‘코트의 지휘자’ 세터 김다인의 현란한 볼배급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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