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SG, ‘닮은 꼴’ 우승 단장 경질에 팬심 분노

인사권자 고유 권한 불구 팬 정서 외면한 조치에 ‘의혹 증폭’
예상 밖 단장 교체…구단 스스로 우승가치 하락 부채질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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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왼쪽), SSG 랜더스 엠블럼.

한국프로야구 40년 사상 첫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 창단 2년 만에 통합 챔피언에 오른 SSG 랜더스가 우승의 여운도 가시기 전 단장 교체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2일 류선규 단장의 갑작스런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SSG 팬들은 물론, 타 구단 관계자와 팬들까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리고 이틀 뒤 고교야구 감독 출신인 구단 퓨처스(2군) R&D센터장을 단장으로 발령했다.

누가 보더라도 짜여진 각본에 의해 우승 단장을 물러나게 하고 그동안 염두에 뒀던 인물을 내세운 것으로 여겨진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비선 실세’ 개입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팬들은 분노했고 모기업 사옥 앞에서 트럭 시위를 예고하는 등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SSG 단장 교체 파문은 불과 1년전 1군 데뷔 7시즌 만에 통합우승을 일군 후 역시 우승 단장을 교체한 KT 위즈를 보는 듯 하다. KT는 우승을 이끌었던 경기인 출신 이숭용 단장을 2개월 뒤 육성 총괄로 내리고, 데이터 기획팀장을 단장으로 발령했다.

당시 KT 팬들은 SSG처럼 큰 반발은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승 단장의 좌천성 인사에 의아해 했다. 당시 야구계와 팬들 사이에선 그룹내 실세의 개입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불과 1년 사이에 우승 단장이 모두 자리를 떠나는 인사를 보면서 야구 팬들은 아무리 단장의 임·면이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라고 해도, 팀이 정상에 오르기까지 고생한 단장에 대해 포상은 커녕 냉정하게 내치는 현실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수 많은 팬들의 정서는 외면한 채 한 사람을 챙기기 위해 매몰찬 인사를 단행한 KT와 SSG가 과연 팬을 중시하는 구단이고, 미래 지향적인 구단인지 팬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구단 스스로 우승 가치를 떨어드리는 인사 행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팬들의 마음 간절하다.

더 이상 이런 구단이 또 나온다면 가뜩이나 인기도가 떨어진 프로야구 팬들의 발길은 되돌아 선다는 것을 각 구단은 잊지 말아야 한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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