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체제' 현대건설·흥국생명의 리베로 김연견·김해란

연견, 리시브 약점 딛고 디그 1위 등 ‘완성형 리베로’ 성장
해란, 출산 복귀 후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팀 상승세 견인

여자부 양강 체제의 숨은 공신 현대건설 김연견(왼쪽)과 흥국생명 김해란.KOVO 제공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한 수원 현대건설과 인천 흥국생명은 화려한 공격수들의 뒤에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명품 리베로’들의 숨은 공로가 돋보이고 있다.

수비 전문 선수인 리베로는 공격은 물론, 서브와 블로킹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상대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내 실점을 막고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중요한 역할의 포지션이다. 개막 12연승의 현대건설(승점 32)과 그 뒤를 바짝 쫓는 흥국생명(승점 30)의 공통점은 최고의 리베로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의 주전 리베로는 김연견(29)이다. 이번 시즌 1·2라운드 모든 경기에 출전, 세트당 디그 6.02개(1위), 수비 8.34개(2위)로 절정의 기량을 뽐고 있다. 흥국생명의 에이스 김연경 이름이 비슷해 팬들 사이에서 ‘식빤언니’, ‘배구 여완’ 등으로 불리는 그는 위기의 순간마다 신들린 허슬플레이로 팀을 구해내고 있다.

김연견은 163㎝의 작은 체구지만 뛰어난 운동능력과 반사 신경을 앞세워 공을 걷어올리고 있다. 과거 리시브가 디그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20년 발목 부상을 딛고 기량이 급상승했다. 특히 지난 7월 결혼 후 기량이 성숙해져 이번 시즌 리시브 효율을 45.23%(7위)까지 끌어올리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약점이던 2단 연결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다.

흥국생명에는 ‘엄마 파워’ 김해란(38)이 있다. 한국 나이로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이번 시즌 13경기에 모두 출전해 흥국생명 수비에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세트당 디그 5.35개(3위), 수비 7.81(4위)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시브 효율도 51.53%(4위)로 노련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홈에서 열린 광주 페퍼저축은행전서는 28개 디그, 14개 리시브(73.88%)로 수훈선수가 되기도 했다.

김해란은 여자 배구 레전드 중 한 명이다. 오랜 시간 대표팀의 주전 리베로로 활약했고, 지난 시즌 역대 여자부 통산 1호로 디그 1만개를 돌파했다. 출산 때문에 2020년 은퇴했었지만 1년 만에 코트에 복귀해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팀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명품 수비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두 리베로의 뒷받침이 있기에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공격력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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