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개체 10마리 중 1마리꼴
인천 송도국제도시 매립지에 멸종위기종 검은머리갈매기 2천9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이종구 인천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팀과 함께 드론을 활용해 송도국제도시 매립지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검은머리갈매기의 국내 번식 개체군을 조사한 결과, 1천456개 번식쌍(약 2천900마리)을 확인했다.
검은머리갈매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동식물 목록인 적색목록에 취약(VU) 등급으로 분류한 국제보호종으로, 지구에 2만2천~2만3천마리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송도에서 발견한 검은머리갈매기는 전 세계 번식쌍의 약 11%에 달하는 수치다.
검은머리갈매기의 국내 번식집단은 1998년 시화호 매립지에서 처음 발견한 이후 1999년 인천 영종도 간척지에서 발견이 이뤄졌지만, 인천국제공항 개발로 인한 서식지 훼손 등으로 2005년 이후 송도국제도시 매립지로 번식지를 옮겨 자리잡았다. 송도국제도시 매립 초기 2·3공구에 서식하다 개발이 이뤄지면서 5·6공구로, 또 9공구·11공구로 옮겨가고 있다.
검은머리갈매기는 사람을 발견하면 집단방어를 하는 탓에 번식 개체군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이번에 드론을 활용한 정밀 항공조사 방식으로 서식종과 둥지 유무 등을 파악하는데 성공했다.
앞서 인천시는 검은머리갈매기를 인천시의 깃대종(보호종) 지정하기 위한 후보군에 올렸지만, 최종 5종에 들어가지 못했다. 다만 시는 현재 송도 습지보호지역에 안내판을 설치해 보호에 애쓰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한중일 공동연구로 검은머리갈매기의 서식지 보호와 이동 경로인 한중일을 잇는 생태축 보전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을 위한 서식지 보호와 생태연구는 동북아 생태계 건강성을 회복시키는 일”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 기술개발 등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은머리갈매기는 갈매기과 겨울철새로, 겨울철에는 국내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에 약 4천마리가 월동한다. 번식기는 4~5월이며, 번식 실패나 서식지 훼손 등으로 2~3년마다 번식지를 찾으려 이동한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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