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金 지사‚ 이런 홍보 예산으론 대통령 못된다

2022 홍보예산 전국 최하위
도의원까지 “예산 좀 늘려라”
前지사들 대권, ‘홍보’로 결판

-나라 경제를 살릴 더 없는 적임자다. 가난을 이겨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권력의 결정지 충청도 출신이다. 좌우를 껴안을 무한 확장성을 지녔다. 아내든 자녀든 가족 잡음이 없다-. 틀림없이 누군가는 속삭일 것이다. ‘지사님, 대통령 되셔야죠.’ ‘결국 지사님이 대통령 되실 겁니다.’ 아첨이지만 새삼 민망할 것도 없다. 앞선 도지사들도 다 듣던 소리다. 경기도지사가 그런 자리다. 취임과 동시에 잠룡이 된다. 소권(小權)으로, 때론 중권(中權)으로 대우된다.

김문수 잠룡, 남경필 잠룡, 이재명 잠룡.... 많은 이들이 그들 앞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지사님, 대통령 되셔야죠’ ‘틀림 없이 되실 겁니다’. 실제로 셋 다 대선판에 나갔다. 모든 걸 걸고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결과에서 차이가 크다. 이재명 지사는 문턱을 넘어 최종 후보가 됐다. 남경필 지사는 문턱에 걸려 경선 후보에서 멈췄다. 김문수 지사는 문턱 멀찌감치서 끝나 후보군에 그쳤다. 1등 이재명, 2등 남경필, 3등 김문수. 국민 표심이 매긴 서열이다.

세 지사가 남긴 묘한 통계가 있다. 홍보 행정이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 2년 차 통계만 뽑았다. 홍보 인력 차이가 크다. 김문수 지사 때 59명이었다. 남경필 지사 때 75명으로 늘었다. 이재명 지사 때 91명으로 더 늘었다. 홍보 예산도 같은 흐름이다. 김 지사 때 111억2천100만원이다. 남 지사 때 155억4천200만원으로 늘었다. 이 지사 때 265억8천700만원으로 더 늘었다. 전체 예산에서의 비중도 마찬가지다. 0.073%, 0.081%, 0.098%로 늘었다.

통계를 무리하게 법칙으로 삼을 건 아니다. 이 말고도 ‘이재명 홍보 본능’은 여럿 있다. 2010년 시장 되자마자 ‘스타 시장’에 올랐다. ‘모라토리엄’으로 부채를 정치 자산 삼았다. 3대 무상복지-청년배상·무상교복·무상산후조리-로 전국을 삼켰다. 도지사 이후에도 홍보 본능은 날았다. 계곡 불법 시설 철거가 그런 예다. 뭐가 됐든 그가 하면 커졌다. 그 수단에 홍보 본능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홍보 조직을 과감히 확대했고 홍보 예산을 아낌 없이 늘렸다.

경기지사들이 내놓던 불평이 있다. 언론 중심에서 밀려 있는 도정이다. 김문수 지사는 이걸 ‘스피커’라 했다. ‘경기도는 중앙에 비해 뉴스 스피커가 작다.’ 이재명 지사는 ‘변방 장수’라 했다. ‘내가 변방 장수라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는다.’ 불평은 같았다. 달랐던 건 해법이다. 김 지사는 그냥 열심히 뛰었다. 8년을 그랬고 극복하지 못했다. 이 지사는 홍보를 키웠다. 벽을 넘었고 목표에 가까이 갔다. 답이다. ‘스피커’건 ‘변방 장수’건 해결책은 홍보였다.

이 공식에 김동연 지사를 대입하자. 홍보 정책은 어떻게 가고 있을까. 마침 황대호 도의원이 짚은 올해 통계가 있다. 인구 1인당 홍보 예산이 17개 시·도 중 16위다. 세종시가 1위, 서울도 10위다. 해외언론홍보 예산도 전국 꼴찌 수준이다. 서울·강원에 비하면 절반 이하다. 통상 도의회의 예산 주문은 이렇다. ‘홍보 예산 많으니 깎아라’. 황 의원의 주문은 거꾸로다. ‘홍보 예산 적으니 늘려라’. 답답해 보였나 보다. 이런 푼돈으로 뭘 할까 싶었나 보다.

-예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마가복음 16장 15절)-. 믿는 자에게 부활은 진실이 됐다. 그 부활을 세상에 전도했다. 이 프로파간다가 오늘날 하나님 세상까지 와있다. 아주 간혹 분에 넘는 강연을 한다. 언론 홍보의 중요성이 주제다. 그때마다 하는 신소리가 있다. ‘예수님이 지금 부활한다면 첫 일성은 이거일지 모른다. “야, 기자들 왔냐”’.

김동연 경기지사, 대통령이 되고픈가. 4년·8년·12년의 증명이 있다. 홍보 예산과 대통령실 거리는 정확히 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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