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7시께 수원시 창현고등학교 정문 앞. 수험생이 탄 차량들로 밀리는 도로 위에서 귀마개에 두꺼운 옷으로 무장한 최진호씨(55)가 연신 수신호를 하며 현장을 정리해.
최씨는 벌써 19년째 이곳 시험장 앞에서 수능 날마다 교통 정리 봉사를 하고 있다고.
창현고는 정문에서 학교 입구까지 500여m가 떨어져 있어 먼 거리인데다 주차장이 협소해 수능 때마다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발생하는 학교. 특히 정문부터 차량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에 출근 차량과 수험생 차량을 구분해 안내하고 정리하는 최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
최씨는 교통경찰,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정체가 생기는 곳으로 뛰어다니며 정신 없이 현장을 정리하는 모습.
그는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수험생들을 위한 봉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해.
한수진기자
○…"모두 힘내라" 수능 시험장 깜짝 방문한 윤정섭 동우여고 교감
17일 오전 7시께 수원시 수일고등학교 정문 앞. 사탕을 준비해온 한 중년 남성이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학생들에게 사탕을 주며 응원의 말을 전해.
활짝 웃는 얼굴로 학생들을 맞이한 그는 동우여자고등학교 윤정섭 교감(53). 윤 교감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수일고 정문에서 사탕 봉지를 들며 학생들을 맞이하는 모습.
그의 모습을 보고 반가워 다가오는 학생들에게 윤 교감은 “고생한 만큼 성실하게, 준비한 대로 시험을 보고 와라”라며 응원의 말을 건네기도.
윤 교감은 “코로나19로 대부분 온라인 비대면 수업이 주를 이뤘던 학생들이라 더욱 마음이 쓰인다”며 “힘든 여건에서 고생한 만큼 모두 시험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해.
김건주수습기자
○...4수생 딸 시험장 보낸 뒤 자리 뜨지 못한 어머니
17일 오전 7시께 성남시 송림고등학교 정문. 4수생인 딸 이모씨(62·여)가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시험 잘 보라는 인사를 전해.
이씨는 그렇게 딸이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한참을 쳐다보더니 이후에도 자리를 뜨지 못해. 이씨는 딸이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고 나자 정문 앞에서 눈을 감고 30분이 넘도록 딸을 위한 기도를 시작해.
이씨는 “딸이 의대를 지망하고 있다”며 “매번 기도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더욱 간절한 마음이 든다”고 전해.
기도를 마친 이씨는 주변에 교통정리 봉사를 하던 자봉사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고, 입실 마감시간까지 교문 앞을 지키다 자리를 떠나.
윤현서기자
○...성남시 등교시간대 특별 교통대책 시행
성남시는 수능시험일 하루 동안 경찰서 등과 공동으로 수험생들이 피해를 받지 않게 등교시간대 특별교통대책을 시행.
시는 시험장 27곳(507개 교실)에서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 1만1천817명의 대중교통 이용편의를 위해 등교시간대인 오전 6~8시 직행좌석·시내·마을버스 108개 노선 버스를 집중적으로 배차.
성남 개인택시 2천511대, 법인택시 1천85대 부제는 해제됐으며 법인택시회사 9곳의 택시 458대는 오전 6시30분~8시 수험생이 이용할 경우 요금을 받지 않고 지역 내 시험장까지 인도.
경찰서 모범운전자회와 교통질서연합회 등은 시험장 주변에서 교통질서 유지 활동을 펼쳤다. 시는 수험생을 태운 차량 이동에 불편을 주는 차량은 견인하기 위해 시험장 주변 불법 주·정차도 단속.
성남=안치호기자
○...헐레벌떡 도시락 수송작전
이날 수원시 창현고에선 시험 시작 시간(8시40분)이 임박한 8시35분께 한 학부모 헐레벌떡 뛰어와 발 동동 굴러.
고3 수험생의 학부모인 서수원씨(65)는 7시20분께 수험생을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집에 도착해서야 아이가 도시락을 두고 간 것을 발견했다고.
서씨는 학교 관계자에게 달려와 도시락을 전하며 긴박하게 상황을 설명. 학교 관계자는 쉬는 시간 학생에게 도시락을 잘 전해주겠다며 서씨를 안심시켜.
서씨는 "도시락 두고 간걸 알아채고 급하게 왔는데 출근 시간이 겹쳐 차가 밀려서 조마조마했다"며 "잘 전달될거라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해.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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