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1-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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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치 밴드

멕시코를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가 마리아치(Mariachi)다. 대도시 곳곳에서 멕시코 전통곡을 연주하는 유랑 악사 마리아치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멕시코시티 가리발디 광장에서 마리아치 연주단의 길거리 공연을 체험했는데, 그들의 고향은 과달라하라(Guadalajara)라고 한다.

여행자의 눈에 비치는 마리아치 악단의 연주는 단순한 관광 상품처럼 느낄 수 있으나, 멕시코 사람들에게 마리아치는 삶과 함께하는 의미 있는 존재다. 아이의 생일잔치에서부터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세레나데 음악이고, 결혼식 축하 행사에도 마리아치의 연주는 빠지지 않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제비(La Golondrina)’는 장례식 노래로 멕시코 사람들에게 마리아치 음악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며 삶과 함께한다. 이처럼 마리아치 문화는 대가족제도가 뿌리 깊은 멕시코에서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울타리이자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마리아치 바르가스 데 테칼리틀란(Mariachi Vargas de Tecalitlan)

멕시코는 찬란한 고대 문명을 가진 나라였으나 에스파냐에 의해 파괴됐고, 그 자리에는 금과 은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가톨릭교회가 세워졌다. 침략자에 의해 인종적 문화적 혼혈이 이뤄졌고, 태양신을 믿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갈색의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는 종교적 변화도 맞았다.

멕시코 사람들에게 혼혈 문화와 종교적 변화는 새로운 정체성을 세웠고, 지금은 그 속에서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낙천적인 삶을 산다. 이런 사회문화적 변화에서 탄생한 멕시코 음악에는 그들이 빚어낸 사랑·낭만·열정의 가치가 마리아치의 음악 속에 녹아있다. 따라서 마리아치 음악은 멕시코 사람들 삶 속에 깊이 뿌리내렸고,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후대로 이어지고 있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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