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0-④

일주일에 세번 무료 공연 열리는 ‘아르마스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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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아르마스 광장에서 바라본 과달라하라 대성당과 시청사. 과달라하라 대성당과 아르마스 광장에 있는 야외 공연장

대성당을 둘러보고 아르마스 광장으로 향한다. 주변은 잘 가꾼 잔디밭과 관목이 있어 도심에서 평온함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다. 광장은 콜로니얼시대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구시가지 중심에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블록만 지나면 레스토랑과 전통시장이 있어 현지인이나 여행자가 즐겨 찾는 곳이다.

저녁노을이 드리우자 광장 맞은편에 있는 대성당 첨탑과 돔이 붉게 물들고, 때마침 저녁 삼종이 울리자 길 가던 사람들이 성당을 향해 저녁기도를 한다. 밀레의 만종 풍경처럼 들판은 아니어도 목가적인 신앙심의 표상을 먼발치에서 본다.

아르마스 광장은 역사 지구 중심지로 19세기 후반 지역민들의 회합 장소로 조성했다. 그리고 멕시코를 30년이나 철권 통치한 포르피리오 디아스(Porfirio D〈00ED〉az) 대통령이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1910년에 연철로 지은 프랑스식 작은 공연 무대가 있다. 이 무대의 각 기둥에는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여성상이 장식돼 있고, 광장 주변에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조각상이 자리하고 있다.

아늑한 저녁 시간을 즐기려는 시민과 여행객이 벤치에 앉아 무엇인가를 기다린다. 어둠이 내리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광장으로 모여들고, 무대 주변을 전등불로 밝히자 연주자들이 다양한 악기를 가지고 무대에 오른다.

20명 남짓한 작은 오케스트라다. 제1 바이올린 연주자가 튜닝하고 있을 때, 중후한 중년의 지휘자가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르자 곧바로 경쾌한 리듬의 라틴곡 연주가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일주일에 세 번 과달라하라 음악 단체별로 돌아가며 무료 공연이 열린다. 오늘은 관현악단이 연주하는 날이다. 첫 곡 연주를 마치고 지휘자는 오늘 이 공연을 위해 지원한 단체의 이름을 알리고 고맙다는 오프닝멘트를 한다. 이웃 나라 회사 이름이 귀에 들려 귀를 쫑긋 세웠으나 우리나라 기업은 없다. 기업은 후원하며 간접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듯하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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