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우주 공간에서 최대의 도깨비이자 변화무쌍한 도깨비다. 구름은 시도 때도 없이 변한다. 토끼가 됐다가 호랑이가 됐다. 나무도, 아름다운 꽃도, 높은 산도, 낮은 뒷동산도, 초가집도 대궐도 그렇게 변한다. 때로는 성질 나쁜 고약한 도깨비가 된다.
그런 구름을 포함한 자연을 해치는 것은 인간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자연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연을 떠나 살지도 못한다. 그러면서 자연을 마구 훼손하는 것 역시 또한 인간이다. 구름은 하늘 높이 두둥실 떠다니다 때로는 이리저리 흩어져 놀다가 한데 뭉쳐 비구름이 돼 땅으로 쏟아 내리기도 한다.
자연에게 인간은 못된 심술쟁이다. 그런데도 자연은 심술쟁이 인간을 다독이며 늘 속삭인다. 구름은 나무 등 식물이, 대지가, 또 다른 무생물들이 물이 없어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으면 그들에게 묻는다. 혹 물이 필요 하느냐? 그렇다고 하면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 이슬 또는 서리를 뿌려 대지를 촉촉이 적셔 준다. 이슬이나 서리로는 부족하다 하면 비를 뿌려 준다. 때로는 눈도 그러면서 언제나 필요하면 알려 달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태양은 구름을 위해 강한 볕을 강물이나 바닷물 위를 스치며 자기를 따라오도록 유인해 대기 중으로 데려가 또 다른 구름을 만들어 바람 등에 태워 두둥실 하늘을 떠돈다.
구름은 목 마른 대지는 물론 나무와 풀 동물과 식물을 돕겠다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 특히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케냐 남서부 지역에 걸쳐 있는 세렝게티 국립공원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비 뿌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에는 30여종의 초식동물과 500여종의 조류 등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그 때문에 물이 그 어느 곳보다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틀이 멀다 하고 스치며 그곳의 동물은 물론 식물들이 목말라 하면 사뿐히 내려앉아 비를 뿌려 그들을 돕는다. 또한 알프스산맥의 아름다움을 위해 수시로 그 고개를 넘나들며 나무와 풀을 살펴 말라 죽지 않도록 비도 뿌려 준다. 또한 여름이면 강한 햇살을 가려 준다.
자연은 늘 우리에게 있는 듯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아름다운 하늘이, 구름이 있음에 감사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갈 지속가능한 방안을 조금 더 실천해야 할 때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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