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기계 사고 줄이기’ 관심과 동참 필요

image
이기택 경기도농업기술원 지도정책과장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동안 발생한 농업기계 사고는 연평균 1천273건이며 이 사고로 연평균 93명이 사망하고 1천9명이 다쳤다. 특히 수확기인 9~10월에는 280건의 농업기계 사고로 240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고의 주요 원인을 분석한 결과 농업기계 끼임이 가장 많았고 농업기계 전복 또는 전도, 교통사고 순이었다.

또 지난해 농촌진흥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업기계로 인한 손상 사고는 경운기가 전체의 35.0%로 가장 많았고 예초기(17.2%)와 트랙터가 뒤를 이었다. 이 중 경운기 사고의 68.4%는 단독으로 운전하다 전복되거나 전도되는 사고가 대부분이었으며 트랙터는 작업자와의 부딪힘 사고가 37.5%로 가장 높았다.

이렇듯 농업기계는 농업인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이지만 농업기계의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안전사고 발생은 해마다 지속되고 있다. 특히 농업기계 사고를 연령대별로 분석해 보면 10건 중 8건(79.7%)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하고 있어 고령층 농업인들이 농업기계를 사용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농촌지역의 마을과 농경지 사이에 자동차 이용 도로가 개설되면서 농업기계와 자동차 간 교통사고 발생 비율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농작업을 위한 농업기계 이동 중 자동차와의 접촉사고는 사고 발생 시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아 자동차 운전자의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을 통행할 때 제한속도를 초과해 고속으로 도로를 주행 시에 횡단하는 농업기계를 갑자기 발견할 경우와 해질 무렵이나 야간에도 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

필자의 경우 대학 시절 농촌봉사활동에서 알게 된 신혼의 농촌 청년이 경운기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행복했던 가정이 해체되는 상황도 목격했다. 또 고향의 이웃 마을 아저씨가 콤바인 작업 도중 탈곡 체인에 한쪽 팔이 들어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현재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농업기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무엇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각종 교육과 시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농업기계 교통사고를 50% 경감할 때 연간 사회적 비용이 650억원이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도에서는 이러한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사물인터넷 융합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농업기계 교통안전 시스템을 농업 현장에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다. 안성시에서 올해 처음으로 지역 경찰서, 소방서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농촌지역 도로에 교통안전표지판을 설치하고 농업기계에 단말기를 부착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앞으로 사업 성과를 분석해 도내에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풍성한 가을 수확철을 맞아 농촌 현장에는 농업기계의 사용과 이동이 많아지고 있다. 농업기계를 이용하는 농업인들은 안전운전과 함께 소매나 옷자락 등이 늘어지지 않도록 토시 등 보호장비 착용과 끼임 안전사고에 대비하자, 농촌지역에서 자동차를 운전할 경우 농업기계와의 접촉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별한 주의와 교통법규 준수에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할 때다.

이기택 경기도농업기술원 지도정책과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